고개 숙인 與 2030 청년의원들… “오만했고 오판했다”

고개 숙인 與 2030 청년의원들… “오만했고 오판했다”

“용기 없었다… 할 말 하는 주체세력으로 나설 것”
4·7 재보선 패배원인으로 조국 사태, 추윤갈등, 내로남불 등 꼽아

기사승인 2021-04-09 14:19:20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초선 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2030 청년의원들이 전면으로 나섰다. 4·7 재보궐선거 참패를 반성하고 당의 쇄신을 이끌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에서 할 말을 하는 주체세력으로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이들은 재보선 참패의 원인으로 무공천 번복,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추윤갈등), 조국 사태, 내로남불 등을 짚으며 당의 문제를 지적했다. 

먼저 “우리 당은 당헌 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냈다.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당내 2차 가해를 적극적으로 막는 조치조차 취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회피하고 외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오만함이었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이 추윤갈등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잃었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검찰개혁은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이었으나 추진과정이 추윤갈등으로 점철됐다”며 “오만과 독선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이 국민께 피로와 염증을 느끼게 했음에도 그것이 개혁적 태도라고 오판했다”고 전했다.

또 “내로남불의 비판을 촉발한 정부·여당 인사들의 재산증식과 이중적 태도에도 국민에게 들이대는 냉정한 잣대와 조치를 들이대지 못하고 억울해하며 변명으로 일관해 왔음을 인정한다”며 “분노하셨을 국민에게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내에서 언론개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과는 선을 그었다. 이들은 “이번 재보선 참패 원인을 야당 탓, 언론 탓, 국민 탓, 청년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에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며 “책임 있는 정치세력이 선거에서 표로 심판받고도 자성 없이 국민과 언론을 탓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당 내 주류세력을 향해 직격타를 날렸다.

아울러 “가장 혁신적이고 당내의 주류적 관행과 기득권 구조에 비판적이었어야 할 우리 청년의원들까지도 오만했고 게을렀고 용기가 없었다”며 “지금부터 우리 청년의원들이 더 겸손하게 성실하게 용기를 내겠다. 민주당 내에서 할 말을 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주체세력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이후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도종환 의원을 찾아가 당의 반성을 촉구했다. 전용기 의원은 도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우리가 2030에게 무관심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남녀갈등, 불평등을 외면했다. 뼈아프게 성찰해야 한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반성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소영 의원은 “비대위가 짧은 기간 동안 운영되지만 앞으로 우리가 어떤 문제를 성찰하고 바꿔야 하는지 목록과 계획을 정리하고 제시해야 한다”며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도 이 문제에 대해 철저히 복기하고 문제점을 진단해야 한다. 대안 마련은 필수적이다”고 꼬집었다.

도 위원장은 “2030 의원들이 용기 있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당의 오만함을 짚었다. 뼈아픈 의견”이라며 “말씀하신 이야기를 저희도 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뵙고자 했다. 가감 없는 청년의원들의 말 전해달라”고 답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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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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