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마트 "김치 중국식 표기 ‘파오차이’ 와 한자 모두 제거할 것"

[단독] 이마트 "김치 중국식 표기 ‘파오차이’ 와 한자 모두 제거할 것"

"제주점 시작으로 전국 지점에서 김치는 한글-영문으로만 표기"

기사승인 2021-04-13 17:40:57
김치가 '파오차이'(泡菜)로 소개되어 있다. / 사진=온라인 커뮤티니 '보배드림'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이마트 제주점이 김치를 ‘파오차이’(泡菜‧중국식 절임채소)로 표기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 측은 해당 한자 고지물을 모두 제거하고 앞으로 제주점 뿐 아니라 전국 전 지점에서 김치에 대한 표현은 한글과 영문으로만 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자유게시판에는 이마트 제주점을 촬영한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이마트 제주점은 김치 진열대를 안내하는 중국어 문구에 ‘파오차이’를 병기하고 있다. 게시자는 ‘요즘 시국, 김치 옆에 ’파오차이‘를 표기하면 되느냐’며 이마트를 질타했다.

중국식 절임요리를 일컫는 ‘파오차이’는 이른바 중국의 ‘김치 공정’에 핵심 단어로 꼽힌다. 김치의 기원이 중국 절임요리에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중국은 현지에서 판매하는 김치 관련 제품에 대해서도 ‘파오차이’라는 표기를 강제하고 있다. 

최근에는 CJ제일제당 등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김치를 판매하면서 '김치' 대신 '파오차이‘를 사용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정부는 중국 측의 조치에 ‘김치’ ‘KIMCHI’ 등을 ‘파오차이’와 병기하는 대응책을 내놨지만, 사태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여전하다.

이마트는 그동안 국내에서 ‘파오차이’를 그대로 사용해 왔다. ‘신치’라는 한국식 한자 표기가 있는데도, ‘파오차이’를 병기해 국민 정서를 읽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미트 매장에서 김치는 한글과 영문으로만 표기된다. / 사진=한전진 기자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자칫 ‘파오차이’에 동조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 줬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중 정서가 강해지며 식품‧유통업계에서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마트가 ‘파오차이’ 표기를 그대로 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평했다. 

이마트 측은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제주도의 상권 특성을 반영했던 것이라며 앞으로 제주점 뿐 아니라 향후 전 지점에서 김치에 대한 한자 표현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제주점의 해당 고지물은 최근이 아닌 예전부터 사용해 왔던 것”이라며 “김치에 대한 번역체가 주로 ‘파오차이’로 쓰일 당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파오차이에 대한 논란을 고려해 이런 고지물들을 금일부로 모두 제거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 지점에서 이를 강력하게 제거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마트 전 지점에서 김치에 대한 표현은 한글과 영문으로만 표기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김치의 한자 이름인 ‘신치’(辛奇) 등 대체 표현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3년 신치를 만들었지만 아직까지 사용 사례가 많지 않아 유명무실한 상태다. 

파오차이를 대신할 표현을 사용하고자 해도 마땅한 것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치’를 사용하고자 해도 아직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중국과도 마찰이 생길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정부 차원의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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