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그간 철수설에 대해 부인해오던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부문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씨티그룹이 지난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하면서 한국씨티은행이 출범한 지 17년 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한국 시장에서 소매금융 부문을 철수하기로 확정했다. 소매금융 철수 국가는 한국를 포함해 ▲호주 ▲바레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러시아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총 13개국이다. 다만 씨티그룹은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 부문은 남겨둔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국씨티은행은 부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 등이 이자수익 악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2.8% 감소한 1878억원으로 집계됐다. 씨티은행의 강점인 외환 및 파생상품 트레이딩 과 개인 자산관리 부문에서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내려갔다.
씨티은행은 사업 재편의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이사회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고객 및 임직원 모두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검토, 수립 및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에 따라 금융권에서 인수합병 움직임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이 최근 부진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지만 개인 자산관리(WM) 부문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지방금융사들을 비롯해 2금융권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씨티은행 발표와 관련해 향후 진행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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