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팽팽한 신경전이 오가던 국회 본회의장에 박수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의 “자리 바꾸자”라는 한마디 때문이었다.
김 의원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3번째 질의자로 나서 홍남기 국무총리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에게 부동산 공시가격에 대한 문제를 물었다.
김 의원은 연남동 A 주택 사례를 언급하며 “2018년도에 15억 원이던 공시가격이 2019년 40억 원으로 뛰었다. 이후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바로 10억 원을 깎아줬다고 한다”며 “공시가격이 도매시장도 아니고 얼마나 많은 시민이 피눈물을 흘리겠는가. 국가의 재정권 행사와 국민의 재산권 보장은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총리대행은 “이번에 불거진 사례인가”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 “신문을 안 읽는 것인가. 1면에 보도됐다”며 “2018년 이야기고 2019년까지 이어진 사례다”고 설명했다.
홍 총리대행은 “이번엔 그런 일이 없다. 올해 4월 말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6월 말 확정했다. 누가 어떤 권한으로 10억 원을 깎아주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정부의 이의신청 수용 비율이 낮다는 점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의신청을 하면 몇 퍼센트를 받아주는지 아는가. 0.2%다”라며 “수천 건을 이의신청해도 겨우 몇십 건만 받아준다. 그게 정부 횡포라고 국민은 느낀다”고 주장했다.
홍 총리대행은 “합리적인 것은 다 받아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뒤 “그렇다면 의원님은 99%의 이의신청이 왜 인정이 안 됐는지 아는가”라고 역질문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의신청은 합리성이 없다는 취지였다.
김 의원은 “지금 저한테 질문하는 것인가”라고 황당함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 오면 된다. 저와 자리를 바꾸자”며 “제가 거기(홍 총리대행 자리)로 내려가겠다”고 비꼬았다. 이러한 김 의원의 발언에 회의장에 있는 의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됐다. 김 의원은 백신과 관련해서 “모더나 백신 2000만 명분은 언제 들어오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총리대행은 “4000만 도즈(2000만명분)을 계약했는데 상반기에는 아무래도 물량이 많이 못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청와대가 2000만 명분을 확보했다고 밝히지 않았는가”라고 물었고 홍 총리대행은 “4000만도즈가 2000만 명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지금 가르치는 것인가. 제가 그것도 모르고 이 자리에 왔겠는가”라며 “이 자리에 들어오시라니까요”라고 불쾌함을 표했다.
이에 홍 총리대행은 “질문을 주면 정부가 답변을 소상히 드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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