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유동성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대출만기 자동연장, 원리금상환유예 등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올해 모두 종료될 예정된다. 이와 관련된 대출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동기(5조7100억원) 대비 35.79% 증가한 약 7조7600억원이다.
금융지주 순이익이 증가는 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 순이자마진 개선과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성장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 대출금리 비교공시를 보면 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2.37%~3.14%에서 지난 2월 연 2.90%~3.59%로 올랐다.
비은행 자회사 이익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 카드, 캐피탈 등 비은행 자회사 실적 증가도 금융지주 이익 개선의 요인이 될 것”이라며 “비은행 이익 증가로 전체 이익에서 비은행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35%에서 43%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잠재적 리스크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은행의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완화 기한까지 연장했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이자상환도 올해 9월까지 유예된 상황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기업은행에 이자상환유예를 신청한 대출 원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조4420억원이다. 은행들은 이 가운데 최소 30%, 많게는 50%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계기업(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은 전년대비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은행권 관계자도 “현재 은행도 대출을 해 준 차주들에 대한 부실 상태를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자상환유예가 종료되는 시점에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기에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으나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은 17.08%로 전년(15.81%) 보다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이를 두고 바젤III 도입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기자본 증가(3조4000억원)에 따른 것 보다 위험가중자산 감소폭(30조9000억원)이 더욱 컸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불확실성도 불안요소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금융지주는 비은행 자회사(증권, 캐피탈)가 이익을 떠받쳤다. 비은행 자회사가 견조한 이익을 낼지는 미지수다. 한동안 중단됐던 공매도 제도가 다시 재개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이정민 연구원은 “올해 지수는 공매도 변수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감원도 최근 발표한 ‘자본시장 위험 보고서’를 통해 “실물경제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의 일시적 대량 매수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며 “과열이 진정될 경우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에 대한 비상대응조치로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 바 있다.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직접투자가 확대되면서 지수는 3200p를 돌파,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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