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 카드사, 1분기 실적 ‘쑥’…수수료 이익 덕봤다

은행계 카드사, 1분기 실적 ‘쑥’…수수료 이익 덕봤다

‘보복소비’로 3월 카드승인금액 전년比 20%↑…연체율 하락으로 대손충당금 개선
카드수수료 논의 ‘인하’ 힘 실릴 듯…“1분기 호실적, 마냥 웃을 수 없어” 

기사승인 2021-04-27 06:10:02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국내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그간 얼어붙었던 소비시장이 코로나19 완화로 ‘보복소비’ 심리가 활성화되고 카드업계의 체질개선 등의 노력이 함께 작용해 실적향상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를 비롯해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54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라는 악재 속 지난해 전체 순이익을 개선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실적 향상을 이뤄낸 것이다. 실제로 4개 카드사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1조2057억원으로 전년대비(9956억원) 2101억원(21.1%)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32.8% 증가한 1681억원을 기록하며 카드업계 1위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 개선으로 충당금 전입액이 일부 감소한데 이어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비용을 절감하면서 순이익이 늘었다는 것이 신한카드의 설명이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72.4% 늘어난 1415억원을 기록하면서 KB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어냈다. 우리카드는 전년동기 대비 41.2% 증가한 72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우리금융지주 내 비은행 회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당기순이익이 303억원에서 725억원으로 422억원(139.4%) 늘어 4대 카드사 중 실적 증가폭이 가장 컸다. 또한 하나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1545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로, 하나카드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남기게 됐다.

카드업계는 1분기 호실적의 주요 요인을 ‘보복 소비’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1년 전보다 코로나19가 완화되는 기미를 보이자 강하게 살아나면서 카드 결제 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발표한 국내 월별 카드승인액 증가 추이는 지난 2월 8.6%에 이어 3월에는 20.3% 증가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체카드 승인금액이 4.3%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보복 소비와 함께 카드업계의 체질 개선도 큰 효과를 거뒀다. 연체율이 내려가면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줄어든데다가 할부금융과 리스 등 사업다각화로 인한 순이익 증가가 함께 작용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1.35%에서 올 1분기 0.96%로 0.39%p 하락했으며,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올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02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6.9% 급감했다. 1000억원의 충당금이 줄어든 만큼 당기순이익으로 편입된 것이다. KB국민카드는 0.86%, 우리카드는 0.85%로 각각 0.38%p, 0.49%p씩 하락하면서 신한카드와 마찬가지로 대손충당금이 감소했다.

또한 할부금융과 리스 등 사업다각화로 인한 이익 증가도 큰 역할을 차지했다. 신한카드의 할부금융과 리스 영업수익은 각각 372억원, 7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7%, 21.3%씩 늘었다. KB국민카드의 할부금융·리스 영업수익 역시 63.5% 급증한 394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카드업계에선 올해 하반기부터 이같은 실적향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논의를 위해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수수료 인하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지만, 1분기 실적에서 수수료 부문이 큰 이익을 낸 만큼 이번 재산정 논의에서 수수료 ‘인하’에 힘이 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카드업계의 1분기 실적 향상의 뒷배경에는 마케팅, 영업비용 절감과 함께 연체율 관리 등으로 인한 체질 개선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수수료 부문 실적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기저효과’로 인해 수수료 인하 방향에 힘이 실릴 것으로 생각된다”며 “올해 1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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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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