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소매금융 부문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힌 한국씨티은행이 이사회를 개최하고 출구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소매금융 철수 등 사업 재편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이 소매금융 부문 ▲전체 매각 ▲분리 매각 ▲점진적 사업 축소 또는 청산 등의 방안들을 두고 고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에서 소비자 영업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 부문만 남겨두고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씨티은행이 철수하기로 한 소매금융 부문은 여·수신, 카드, 투자상품, 자산관리(WM) 등이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지난 15일 소매금융 철수설이 확인된 이후 직원들에게 “경영진은 이사회와 함께 추후 가능한 모든 실행방안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 물망에 오른 매각설 중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방법은 분리매각이다. 씨티은행이 분리매각에 나선다면 잠재 인수 후보들은 가격 부담이 비교적 덜한 만큼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또한 씨티은행의 강점으로 널리 알려진 WM부문을 비롯해 마일리지 부문의 강자이자 충성 고객군이 많은 ‘알짜’ 씨티카드 등 분리 매각 시 다수의 인수 후보군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고 있다.
다만 매각이 불발될 가능성도 높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이 통매각 될 경우 예상 인수금액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연체율증가 등으로 인한 대손충당금을 많이 적립해야 하는 금융업계 특성상 통매각 진행 시 인수에 부담을 느끼고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이처럼 매각이 실패할 경우 씨티은행은 2013년 HSBC은행이 국내에서 소매금융을 접을 때와 마찬가지로 단계적 철수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씨티은행 노조는 소매금융 철수 등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도 출구 전략 추진 등에는 난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은행 노조는 본사인 씨티그룹의 출구전략을 두고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발표”라며 “소비자불편과 다수의 임직원 해고가 예상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융당국도 씨티은행의 철수전략에 따라 큰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당국은 16일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에 대해 “향후 진행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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