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금융지주, M&A 전략 통했다

‘역대급 실적’ 금융지주, M&A 전략 통했다

기사승인 2021-04-29 06:01:01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코로나19라는 악재에서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이 견조한 순이익을 냈고, 비은행 부문 계열사들이 어느 때 보다 순이익이 크게 늘어나서다. 

그동안 금융지주사는 은행에 대한 수익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여러 금융사를 인수해 왔다. 한때 금융지주사의 M&A에 대해 재무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이중레버리지 비율 상승)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비은행 업종의 다각화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다만 아직까지 해외시장에서는 뚜렷한 M&A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동남아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거나 지분투자하고 있지만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금융)는 올해 1분기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전지구적 바이러스 충격)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이뤄낸 것이다. 

금융지주사의 이 같은 실적 달성은 비은행 부문에서 이익 증가 때문이다. 이 가운데 국내 리딩뱅크 선두를 다투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비은행부문에서 이익 비중이 각각 48.6%, 48.0%까지 확대됐다. 그동안 두 금융지주사는 은행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년 간 꾸준히 타 금융사 인수를 실행해왔다. 

이 가운데 KB금융은 M&A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히 KB금융의 현대증권(KB증권 전신) 인수(2016년)는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다. KB금융은 당시 현대증권 지분 22.56%를 취득하는데 1조원을 투자해 다소 무리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현재 KB증권은 금융그룹 내 중요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KB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225억원(연결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KB증권은 주식시장 활황으로 인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에서 큰 수익을 거뒀고, 온라인 고객자산은 24조원까지 달성했다.

IB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활동을 이어갔다. KB증권은 DCM(채권시장)에서 업계 최고 점유율(27.5%)을 기록했고, 대규모 에쿼티 딜(자기자본 투자)로 수수료수익을 확대했다. KB증권 관계자는 “프로젝트 금융부문에서 ▲K-뉴딜 사업(세종 스마트그린 PF대출) 초석 마련했고, ▲ESG사업 프로젝트(삼호 태양광 발전, 태백 태양광 발전) ▲물류센터 사업 등 다양한 딜을 참여한 것이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도 올해 1분기 1121억원의 순이익 달성으로 세간의 우려를 씻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이후로 한때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금융감독원 권고비율(130%)에 육박하는 129.04%에 달했으나 최근 자본조달로 이중레버리지비율이 줄어든 상황이다.

신한금융도 인수한 비은행 자회사 오렌지라이프(보험사), 아시아신탁(부동산신탁사)가 1분기 순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그룹 전체의 이익에 기여했다. 오렌지라이프는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1077억원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자산운용 수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시아신탁의 순이익(167억원)도 전년동기 대비 126.2% 늘어났다. 또한 신한금융이 올해 초 지분(35%) 인수한 신한BNPP자산운용(현 신한자산운용)의 1분기 순이익도 전년동기 보다 141.4% 증가했다.

이밖에 우리금융도 지난해 12월 인수한 우리금융캐피탈(구 아주캐피탈) 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분기 보다 34.6% 증가한 35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M&A 성과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부코핀 은행의 지분 22%를 취득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에 재진출했으나 최근 2대주주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태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선 해외 M&A(인수합병)로 잘 알려져 있다. 부코핀은행 인수 당시 인도네시아 진출 교두보가 될 것을 기대했으나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만난 것이다.

신한은행도 2015년 인도네시아 현지은행(PT Bank Metro Express, 현 신한인도네시아은행)를 인수했으나 아직 큰 성과를 나오지 않고 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지난해 말 순이익은 6억8800만원이며, 총포괄손실은 220억9200만원에 달한다. 총포괄손익이란 당기순이익과 기타포괄손익을 더한 것으로 매도가능금융자산평가손익, 해외사업환산손익, 파생상품평가손익, 유형자산재평가손익 등을 들수 있다. 현재 당장 배당으로 지급할 수 없는 금액이자 미실현손익이지만 중장기적인 이익(배당) 지급력도 해당된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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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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