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구단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조제 무리뉴 감독과 그의 코칭스태프가 직무에서 해임됐다”고 발표했다. 2019년 11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무리뉴 감독은 올 시즌 초반 토트넘을 리그 1위로 이끌기도 했지만, 이후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게 됐다. 선수단 일부와 불화에 시달리기도 했다.
토트넘은 무리뉴 감독 경질 이후 라이언 메이슨 유소년팀 코치에게 임시 감독 직책을 맡겼다. 첫 경기였던 사우스햄튼과 리그 경기에선 2대 1로 승리를 거뒀지만, 지난 26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전에선 1대 0으로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슈팅수가 2대 21일 정도로 맨시티의 공격력에 압도당했다.
토트넘은 잔여 경기 여부와 상관 없이 올 시즌이 끝나고 메이슨 감독 대행을 다시 유소년팀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차기 시즌에 팀을 이끌어갈 감독을 알아보고 있다. 팀의 재건이라는 중책을 맡겨야 하는 만큼 토트넘은 감독 선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처음 토트넘의 레이더에 올라온 감독은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었다.
33세로 감독으로선 상당히 어린 편인 나겔스만 감독은 2015년 고작 28세의 나이로 독일의 호펜하임 사령탑에 오르며 분데스리가 최연소 감독 타이틀을 얻었다. 나겔스만 감독은 해당 시즌 강등권에 머물던 호펜하임의 잔류를 이끌며 2016년 ‘올해의 독일 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이후에도 승승장구했다. RB 라이프치히 지휘봉을 잡은 지난 시즌에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올 시즌도 라이프치히를 2위에 올려놓았다.
토트넘은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깊고, 젊은 나이지만 리더십도 띠어난 나겔스만 감독을 차기 감독으로 점찍었다.
하지만 독일의 최고 클럽인 바이에른 뮌헨이 한 발 빨랐다. 한지 플리크 현 뮌헨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하면서 뮌헨은 새 감독으로 30대 젊은 지도자 나겔스만을 낙점했다. 뮌헨은 라이프치히에서 나겔스만을 데려오기 위해 무려 2500만 유로(약 335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했다.
최우선 타겟을 놓친 토트넘은 다음 후보군인 브랜든 로저스 레스터시티 감독과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과도 접촉했지만, 협상에 전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스 감독은 토트넘 이적보단 레스터시티 잔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 구단 관계자들은 로저스 감독을 새 감독 적임자로 보고 있다. 그러나 로저스 감독은 토트넘으로 가는 데 관심이 없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로저스 감독에게 무려 1500만 파운드(약 232억원)의 연봉을 제안했다. 하지만 로저스 감독은 연봉보다 성적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리그 3위인 레스터시티는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유력하다. 반면 토트넘은 리그 7위로 유로파리그도 못나갈 위기다.
매체는 “로저스 감독은 토트넘에 관심이 없는 대신 레스터시티의 스쿼드를 강화해, 유럽 대항전에 꾸준히 나갈 수 있는 팀을 만들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사리 감독도 토트넘행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 과거 첼시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사리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를 이끌었다.
이탈리아 국적인 사리 감독은 타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 보단 이탈리아에서 감독직을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리 감독은 토트넘보다 이탈리아 리그의 AS 로마 감독직에 더 관심이 있다.
후보군에 올려놓은 감독들을 사실상 모두 놓친 토트넘은 이제 다른 후보군을 찾아야 한다. 해외 언론들을 종합했을 때 에릭 텐 하흐 아약스 감독과 랄프 랑닉 전 라이프치히 감독,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축구대표팀 감독,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새 감독에게 다음 시즌 준비 기간을 충분히 주고 싶어 하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의 마음은 더욱 급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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