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의 한의협 회장 “한의계 폄훼 가만히 있지 않겠다”

홍주의 한의협 회장 “한의계 폄훼 가만히 있지 않겠다”

“국민에게 보다 편리한 진료환경 제공 위해 노력”

기사승인 2021-05-03 05:00:04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허준로 대한한의사협회회관에서 열린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4.29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고 하는데 먹어도 되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한약의 종류가 하나인가? 한약 중에 간을 치료하는 약도 있다. 알지도 못하고 무조건 하는 폄훼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

지난달 대한한의사협회장으로 취임한 홍주의 회장은 한약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두고 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의약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국민계몽운동’을 진행하고 인터넷 등등에서 허위사실로 한의약을 폄훼한다면 정도에 따라 법적인 조치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의협은 한의계의 긍정적인 것은 홍보하고, 폄훼에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 위원회도 신설했다.

한 달 동안의 회장 회무 업무에 대해 홍 회장은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며 “선거 과정에서 회원들이 기존 집행부에 대해 아쉬웠던 점을 바로잡아 달라고 신임해줬다. 이로 인해 상당한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한의사 회원들뿐만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도 듣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국회의원, 소비자단체 등과의 간담회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허준로 대한한의사협회회관에서 열린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4.29 박태현 기자


이전 집행부에서 한의계의 숙원 중 하나인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을 지난해 11월 이뤄냈다. 오랜 시간 동안 갑론을박 끝에 시행됐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한의계 내부에서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홍 회장은 “한의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현장감을 전혀 모른 채 탁상행정으로 정책이 추진됐다” 며 “시간, 노력 대비 적절한 의료수가 보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법 규정에도 없는 엄격한 요구조건, 한약재에만 강요하는 원산지 의무표시 등으로 행정적인 부분에 지나치게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아무리 시범사업으로 국민의 데이터를 적절히 취합해 평가하기 위함이라 하지만, 지나치게 불필요한 행정절차가 많다. 이로 인해 한의사뿐만 아니라 국민으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의계 내부에서 반발도 거세다. 한의협이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두고 투표를 진행한 결과‘재협상이 필요하다’에 87%가 동의했다. 홍 회장은 “시범사업에 책정된 재정 추계에도 한참 모자란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유관단체와 함께 문제점을 상세히 검토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현대진단기기 사용도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의과에서의 진단영상 파일 공유를 통해 ‘국민 의료비 절감’과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의료기관에서 촬영한 영상 파일을 국가 마이데이터 시스템에서 공유해 중복·반복되는 촬영으로 인한 의료비의 낭비를 막고, 영상 파일을 한의사나 다른 의료기관과도 공유해 환자의 진료에 참고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과에서는 진단기기에 대해 배웠느냐, 관리할 수 있느냐는 말로 한의계의 진단기기 사용을 제한한다”며 “MRI가 우리나라에 1980년대에 들어왔다. 의사들도 그 이전에 교육은 물론, 사용해본 적도 없다. 한의사들이 교육이 부족해서 쓰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한의학도 충분히 진단기기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단기기는 의학이 아니다, 과학이다”라며 “초음파를 예로 들면, 어민이 어군을 탐색하는 데 사용하면 의료기기냐, 물고기를 낚시할 때 쓰는 도구에 불과하다. 기기 자체를 두고 의과 영역이다, 한의과 영역으로 구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보건의료단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서로 반목과 질시의 대상이 아님을 강조했다. 홍 회장은 “선의의 경쟁을 하고, 선택은 결국 국민의 몫”이라며 “의미 없이 대립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서로가 윈-윈할 수 있도록 직역을 존중하고 관심도와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의학의 과학화를 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생화학 전공을 하다 한약재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자 한의대에 진학했다. 그는 “한약재에서 유효물질을 검증하고 추출하면 양약으로 인정받아, 한의사가 처방하지 못하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 누가 연구하고 싶겠는가. 제약회사에서 한약재를 달이고 농축해 동결건조한 뒤 캡슐의 형태로 약을 만들면 ‘천연물신약’이다. 이는 한의사가 쓸 수 없다. 한의사들이 연구 개발할 의지를 갖게 할 제도가 필요하다. 국민들이 한의사들은 왜 ‘과학화’하지 않냐고 묻는데, 과학화하면 한의사는 쓸 수 없다. 연구하면 할수록 영역이 줄어드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제도가 이렇기 때문에 양지로 끄집어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허준로 대한한의사협회회관에서 열린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4.29 박태현 기자

끝으로, 홍 회장은 “한의협이 나아갈 길은 환자들에게 보다 편리한 진료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의료공급자로 의료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게 업이다. 의료인은 사람을 치료하는 게 사명이다. 대가를 받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국민이 원하는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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