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BNK, JB, DGB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이 ‘역대급’을 갱신했다. 지난해 실적 방어에 큰 도움을 줬던 비금융계열사들의 약진이 이어진데다가 그간 힘을 쓰지 못했던 지방지주 계열 은행들의 이자이익 개선으로 실적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DGB·JB금융지주 등 3대 지방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4485억원으로 전년동기(3224억원) 대비 39.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지주사별로 살펴보면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927억원(지배지분 기준)으로 39.9% 상승했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가 호실적을 기록했는데, BNK캐피탈의 순이익은 340억원, BNK투자증권은 315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77.1%, 363.2%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BNK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부산은행은 952억원, 경남은행은 53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동기 대비 8.9%, 12.2%씩 늘어났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은행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비은행·이자 부문 수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꿔가는 BNK의 투트랙 전략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DGB금융은 올해 1분기 순이익으로 1235억원을 거둬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간 고전을 면치 못하던 대구은행의 이자이익이 회복한데 이어 비은행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등의 호실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계열사별 실적을 보면 대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915억원으로 16.3% 증가했다. 지역 경기가 회복되면서 대손충당금이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된 게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증권업 호황으로 순이익 401억원을 거둬 무려 206.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DGB캐피탈은 71.1% 늘어난 130억원을 기록했다.
JB금융도 DGB금융과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JB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323억원으로 이 중 핵심계열사에 해당하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28.8%, 11.6% 증가한 381억원, 52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JB우리캐피탈은 452억원으로 75.3% 늘어났으며, JB자산운용은 14억3000만원으로 같은기간 246.7% 급증했다.
이처럼 올해 1분기 훌륭한 성적표를 받아낸 지방금융지주들의 실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동결로 인해 조달비용은 큰 변동이 없는 반면 시장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대출 이자 수익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 차는 1.91%p로 전월대비 0.02%p 확대됐다. 지난 2017년 9월 1.93%p를 기록한 이후 최대 격차를 기록한 것이다.
이와 함께 지방은행들은 시장 금리의 상승으로 인한 수혜를 시중은행보다 높게 받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여신 자산의 60% 이상을 지역기업들에 대출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을 적용받는데, 단기 변동 금리 대출이 많은 기업 대출의 특성상 지금의 예대격차 증가 추이는 지방은행에게 이익이 된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장 금리 상승 수혜를 지방은행들이 더 크게 받으면서 순이자마진(NIM) 개선효과가 뚜렷하고, 지방지주 산하 증권·캐피탈사들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3사 모두 1분기 훌륭한 성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며 “다만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에 대해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자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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