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손병환 체제, 최대 실적에도 농민 고통 여전

농협금융 손병환 체제, 최대 실적에도 농민 고통 여전

기사승인 2021-05-13 06:08:02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올해 초부터 손병환 회장 체제로 전환한 농협금융지주는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으나 정작 농업지원 규모는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의 배당성향도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전년대비 소폭 감소한 것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농민 지원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취임사에서 “농협금융은 타금융회사와는 달리 농업·농촌과 농업인 지원을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특별한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으나 건전성 강화에 보다 무게를 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농촌 경제는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현재 수많은 농가들은 ▲중고등학교 휴교로 인한 학교급식 중단 ▲소비침체에 따른 농산물 가격하락 ▲인력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총영업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기타영업이익)은 2조4153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711억원) 대비 6443억원(36.4%) 증가했다. 

1분기 순이익은 6044억원으로 전년동기(3387억원)보다 78.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분담금을 부담하기 이전 순이익은 6822억원에 달한다.

이는 주력 자회사 농협은행이 예상 보다 높은 실적을 거뒀고,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해서다. 최대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4097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29.6%(935억원) 늘었다. 금리 상승과 대출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9% 증가한 1조403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 계열사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2575억원으로 전년동기(322억원) 보다 699.68% 증가했다. 주식시장 호황으로 인한 브로커리지 이익과 IB(투자금융) 부문에서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농협금융지주의 1분기 ROE(자기자본비율)은 12.05%로 전년동기(7.71%) 대비 상승했다. ROE 기업에 투자된 자본을 사용해 어느 정도 이익을 올리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ROE가 높다는 것은 자기자본에 비해 그만큼 당기순이익을 많이 내 효율적인 영업활동을 했다는 뜻이다.

다만 농업지원사업비는 올해 1분기 기준 1115억원으로  전년동기(1070억원) 대비 4.20% 증가했다. 농업지원사업비는 농업협동조합법 제159조의2 제1항'에 의거 농협은행 등 농협금융 자회사들이 농업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매분기 납부하는 분담금을 말한다. 농협중앙회는 농협법에 따라 농협 이름을 사용하는 법인에 매출액의 최대 2.5% 범위에서 농업지원사업비를 받고 있다. 때문에 지원비용은 제한적이지만 증가폭은 꾸준했다.

김광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체제 당시 농업지원사업비(2019년 1분기)의 증가 폭은 7.2%였다. 지난해 1분기 농업지원금액은 전년 보다 3.5%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대응을 위해 대손충당금을 대폭 쌓은 것을 감안해야 한다. 

농민지원을 위한 배당성향도 금융감독원의 권고(배당 축소)에 따라 전년(28%)에 비해 하락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472억원으로 전년 배당총액(5000억원) 대비 15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이다. 

한편 코로나19가 1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농가 매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원의 2021년 농업전망 발표에 따르면, 벼의 단위 면적 당 수확량이 평년 대비 8.9% 감소했다. 

농축산농가들의 매출 감소도 뚜렷하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농식품부를 포함해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산림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본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농축산농가들 매출 감소와 수출제약 등으로 인한 피해액이 지난해 기준 47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농업 분야는 학교급식 중단에 따른 친환경농산물이 전년대비 12.2% 줄어들면서  552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농촌체험휴양마을 사업은 40.4% 매출 감소로 인해 423억원, 화훼산업은 491억원에 달했다. 수산업 분야 피해규모는 1036억원에 이른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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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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