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복합부위통증증후군과 장애인정기준

[기고] 복합부위통증증후군과 장애인정기준

피터 모스코비츠 미국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우회 이사장

기사승인 2021-05-19 03:40:02

글⋅피터 모스코비츠(Peter Moskovitz) 미국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우회(RSDSA) 이사장


최근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에 대한 장애 인정기준을 확대한 한국의 노력을 관심있게 지켜봐왔다. 이러한 관심은 RSDSA와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그리고 대한통증학회 사이의 오랜 우정에서 비롯됐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보건복지부가 통증장애지수(Pain Disability Index)나 환자의 통증 경험을 측정하는 검증된 척도들을 배제하고, 신체적 징후만을 장애 판정 기준으로 선택한 것에 아쉬움을 전하고 싶다. 
 
많은 CRPS 환우들은 정량화나 측정, 기록이 가능한 근육이나 뼈의 객관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정량화할 수 있는 징후와 별개로 CRPS 환자들의 장애가 분명 '실재'함은 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물론 관계부처의 입장이 유감스럽지만 이해는 된다. 정부기관 특히 국민 복지를 위해 물질적 지원을 하는 입장에서는  일상생활과 직업활동이 어려운 신체 장애를 가진 환자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객관적 기준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일종의 철학의 문제로, 장애인 지원에 있어 서로 상충되는 두 가지 접근 사이에서 오는 갈등에서 비롯된다. 첫번째 접근은 '비록 일부 무자격자들이 지원을 받더라도 자격 있는 최대한 많은 수가 보상받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고, 두 번째 접근은 '더 엄격한 기준 때문에 일부 유자격자가 배제될지라도 자격 없는 청구인들에게 지원이 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방향이다.

CRPS 환자들을 옹호하는 사람으로서, 전자의 입장을 선호하기 때문에 한국의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엄격한 장애 결정 기준에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하지만 CRPS 장애와 복지부의 새로운 규정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해당 부처에서 지원할 것이라는 데에 희망을 걸고 있다. CRPS장애 인정 기준에 대한 좋은 연구를 통해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이같은 추가적 연구의 결과로 CRPS와 그로 인한 장애로 고통받는 더 많은 환자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최석환 기자
nuog@kukinews.com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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