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손해보험업계가 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초’ 호실적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을 제외한 중대형 손보사들은 모두 실적 향상을 이끌어냈으며, 특히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창사 이래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손보업계 호실적은 그간 손보업계의 발목을 잡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81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조1449억원으로 전년보다 91% 증가했다.
삼성화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업계 1위 ‘사수’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1640억원에서 431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75억원(163%) 증가해 실적 상승세를 주도했다. 여기에 영업이익은 2522억원에서 5953억원으로 3431억원(136%) 늘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1분기 호실적은 손해율 개선과 함께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3%에서 79.3%로 6.5%p, 장기보험 손해율은 82.5%에서 82.4%로 0.1%p 낮아졌다. 손보업계에선 보험상품의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는데 삼성화재는 적정 손해율 구간에 진입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이에 따라 전체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보험영업효율지표 합산비율은 105.3%에서 102.1%로 3.2%p 내려갔으며, 보험영업손실은 2409억원에서 96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삼성화재는 주식 1.49%를 보유한 삼성전자로부터 1주당 1578원씩 총 1401억원의 특별배당금을 수령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1987억원(40.3%)의 투자영업이익을 시현했다.
현대해상·DB손보 ‘호실적’, KB손보 ‘울상’…메리츠 ‘빅 4’ 진입
현대해상도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개별)은 126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1897억원, 3조70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1%, 6.8%씩 증가했다. 보험영업손실은 2176억원에서 1212억원으로 964억원 축소됐다. 특히 현대해상도 마찬가지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85.3%에서 80.6%로 4.7%p 내리면서 손해율 관리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5연임에 성공한 김정남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DB손해보험도 1분기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8% 증가한 19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매출액은 3조3673억원에서 3조6412억원으로 2739억원(8.1%), 영업이익은 1786억원에서 2655억원으로 869억원(48.7%)씩 각각 증가했다.
다만 손보업계 ‘빅 4’에 해당하는 KB손해보험의 경우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0.9% 감소한 688억원으로 나타났다. 채권처분이익이 감소하면서 투자이익이 17.1%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9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303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21.1% 증가한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8% 증가한 2조4459억원, 영업이익은 10.8% 늘어난 1767억원으로 집계되면서 메리츠화재는 KB손해보험을 제치고 손보업계 ‘빅 4’에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1분기 호실적, 2분기도 이어갈까…손보업계 “불투명해”
이처럼 1분기 손보사들의 호실적 릴레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과 자동차 이용이 줄면서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치기 전인 지난해 1분기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0%에 근접했지만, 올해 1분기 대형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80% 수준에 머물렀다.
또한 비대면 보험 판매가 늘어 모집 수수료, 마케팅 비용 같은 사업비도 줄었다. 여기에 증권업의 호황으로 인해 투자수익이 증가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오는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들이 사라지면서 호실적이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와 손해율 관리 등 체질개선의 영향이 크다”며 “일반적으로 가정의 달과 여름 휴가철이 겹치는 2분기부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일회성 요인이 사라질 경우 실적 증가폭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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