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옵티머스 원금 100% 반환…예탁원·하나은행엔 소송

NH투자증권, 옵티머스 원금 100% 반환…예탁원·하나은행엔 소송

전체 고객의 96% 일반투자자 831명...총 지급금액은 2780억
계약 취소 아닌 사적합의 형태... “고객보호의무 책임 다하겠다”
“하나은행·예탁원, 감시·수탁은행 책임”

기사승인 2021-05-25 16:16:48
사진= 쿠키뉴스 DB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일반투자자들에게 투자 원금을 전액 반환한다. 고객과의 사적합의 형태로 원금을 선반환하고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소송전에 나선다.


‘사적합의’ 형태로 옵티머스 원금 100% 반환…“계약취소와 동일한 효과”

NH투자증권은 25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고 옵티머스 펀드 관련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권고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이사회 결과 옵티머스 펀드의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원금을 전액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은 “이사회의 결정을 계기로 우리 회사가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지키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뼈를 깎는 반성과 심기일전으로 재출발해 하루 빨리 전체 조직이 정상적인 업무체계로 복귀하고, 산업의 변화와 새로운 사업기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원금 반환 대상은 일반투자자 831명(전체 고객의 96%)이다. 총 지급금액은 2780억원에 달한다. 고객과의 개별 합의서가 체결되는 대로 시일 내에 투자원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에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직후 1779억원(펀드 잔고의 45%)의 유동성 지원을 한 바 있다. 유동성 금액 선지급분에 추가분을 더해 투자원금 전액을 지급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원금 반환은 금감원 분조위가 권고한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에 기반하는 것은 아니다. 원금을 반환하면서 고객으로부터 수익증권과 제반 권리를 양수해 수익증권 소유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사적합의 형태라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 5일 금감원 분조위는 옵티머스펀드 관련 분쟁조정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결정을 내리고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전문투자자들에 대해서는 자율조정에 맡기기로 했다.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란 민법에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만큼 중요한 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경우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회사 관계자는 “계약 취소와 형식은 다르나 고객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다”며 “회사로서도 이 사안에서 중대 책임이 있는 다른 기관에 대한 구상권을 보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 예탁결제원·하나은행에 본격적 소송전…“합당한 책임 져야”

NH투자증권은 사적합의와 원금 반환이 마무리되는 대로 옵티머스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사 예탁결제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 및 구상권 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상권 청구를 통해 각각의 기관들이 합당한 수준의 책임을 이행토록 하고, 동시에 펀드 자산회수율을 높이는 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주주가치를 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 대상 구상권 청구의 주요 핵심은 ▲펀드의 비정상적 운용 묵인 또는 방조 ▲자금세탁방지의무 위반 ▲ 펀드 환매 불능사태 시 고유자금으로 상환 불능상태를 막은 정황 등이다.

하나은행은 펀드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95% 이상 담는다는 투자제안서에도 불구하고 펀드가 출시된 시점부터 사모사채만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던 회사였다. 실제 옵티머스 펀드는 누적 판매금액 1조6000억원의 80%에 해당하는 1조3000억원을 아트리파라다이스 등 6개 회사의 사모사채 투자에 집중하는 기형적 운용을 보였다.

또한 지난 2018년 3차례에 걸쳐 펀드의 환매자금 부족분을 고유자금인 지급준비금으로 무상 대여해 펀드의 환매중단을 막는 불법적 개입을 했고, 이에 금감원은 사기방조 혐의로 하나은행을 검찰에 통보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측은 “투자중개업무를 담당한 단순 판매사로서 고객보호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은 다하겠지만, 하나은행은 실질적으로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의 책임이 있는 수탁은행이니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예탁결제원 대상 구상 청구는 허위 자산명세서 작성이 핵심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요구대로 자산명세서상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등록했다. 판매사와 투자자들이 정상적인 펀드운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오인하도록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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