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프로젝트G 작성자 "삼성도 고객···보고서 아닌 자문"

삼성 프로젝트G 작성자 "삼성도 고객···보고서 아닌 자문"

"삼성도 고객 중 하나···자문료 받은 것으로 기억"
이재용 사면 여론 상승세···여당서도 사면 기류 감지

기사승인 2021-06-04 12:53:2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삼성의 승계 계획안으로 지목된 이른바 '프로젝트G' 문건 작성자인 삼성증권 전 직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등 계열사 합병 검토는 정식 계약을 맺은 자문이었다고 증언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프로젝트G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계획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검찰 주장에 타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2(부장판사 박정제·박사랑·권성수)는 자본시장법과금융투자업게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네 번째 공판을 지난 3일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는 삼성증권 한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씨는 앞선 두 차례 공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2004년부터 2018년 초까지 삼성증권에서 근무한 한씨는 검찰이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주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는 프로젝트G 문건 등 다수 문건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날 오전 증인 신문에서는 검찰이 한씨를 상대로 합병과 관련 엘리엇 매니지먼트 대응 문건, 언론 보도와 애널리스트 보고서 발간 등 보고서 작성 지시자가 누구인지를 집중해서 신문했다. 이에 한씨는 "보고서 작성 요청을 누가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오후에는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의 반대 신문이 이어졌다. 변호인은 반대 신문에서 프로젝트G 문건은 보고서가 아닌 자문이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증인 신문을 이어갔다.

변호인은 "삼성 기업집단도 삼성증권의 기업금융 고객이었나"고 묻자 한씨는 "그렇다"고 했다. 변호인은 또 "삼성그룹과 정식으로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맞나"라고 물었고 한씨는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자문이라는 점에서 다른 기업에 제공한 것과 차이가 없었던 것이 맞나"라고 묻자 한씨는 "저희의 인식은 고객 중 하나라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검찰이 오전 증인 신문을 통해 한씨가 미래전략실 요청으로 프로젝트G를 작성했고 이는 이 부회장의 경영 승계 계획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문과정에서 작성된 보고서였을 뿐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변호인은 한씨에게 "프로젝트G 문건의 성격이 보고서가 아닌 자문이었나"고 묻자 한씨는 "그런 인식이었다. 같은 그룹이라 조심스러운 것은 있었지만 삼성그룹도 고객 중 하나라서 요청에 맞춰 대응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포함 세 번째 신문 끝에 한씨에 대한 주신문을 마쳤다. 변호인은 최소 두 차례 공판에서 한씨를 상대로 반대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다음 기일은 오는 10일이다. 이날 공판에서도 한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한편 최근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여론이 상승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당 등 정치권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 또는 가석방의 긍정론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최근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지식인, 기업·단체, 정부·공공 등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이재용 부회장 사면' 키워드 게시물의 호감도와 관심도를 조사한 결과 이 부회장 '사면' 키워드 게시물의 긍정률은 높아지고 부정률은 낮아지는 추세로 나타났다. 특히 긍정률에서 부정률을 뺀 순호감도는 매달 상승세다.

여당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 기류도 감지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와의 오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 건의에 대해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며 "고충을 이해한다"고 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KBS라디오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이 부회장 사면 발언)대통령의 입장이 상당 부분 변한 게 아닌가 느꼈다"며 "이 부회장 사면에 국민 70%가 찬성하는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구체적 결심을 했다기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 과정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대통령이 충분히 고심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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