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에 고개 젓는 청년 정치인… “새 정치 아냐”

‘이준석 돌풍’에 고개 젓는 청년 정치인… “새 정치 아냐”

‘이준석 돌풍’에 ‘청년 정치’도 덩달아 관심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시기를 잘 타고난 것… 롤 모델도 아냐” 

기사승인 2021-06-15 06:00:19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왼쪽)과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30대 당대표의 탄생으로 인해 ‘청년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청년 정치인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여전히 구태 정치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13일 첫 출근길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서울시 공유 자전거인 ‘따릉이’를 타고 백팩, 노타이 차림으로 국회에 나타났다. 검은색 고급 세단으로 대표되는 기성 정치 이미지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기존 여의도 문법을 뒤집고 ‘새 정치’를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덩달아 청년 정치인들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동학 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이준석 돌풍’을 의식한 듯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관행을 깨고 이 최고위원의 발언 순서를 세 번째로 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청년 정치인은 회의적이었다. 14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청년 정치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으나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인 청년들과 다른 점이 많은 탓이다.

대표적으로 이 대표가 정계에 입문한 루트를 꼽았다. 강 대표는 “이 대표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젊은 층 공략을 위해 파격 발탁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방송 출연을 하면서 인지도를 쌓아왔다. 최근에는 페미니즘 진영과 대립각을 세우며 ‘20대 남성’으로 대표되는 자신의 지지 기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표의 생각이 청년 정치의 역할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청년‧여성‧호남 할당제 폐지’를 내건 바 있다.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성별‧나이‧출신 지역이 아닌 능력이라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은 청년‧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새 정치’의 면모라고 지적했다. 능력주의에 기반해 경쟁을 부추긴다면 구태 정치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가 말하는 ‘공정한 경쟁’에서 공정은 빠져있다. 국민들을 생존 경쟁시켜서 이긴 사람만이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식이다. 그가 구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아마 이 대표처럼 살지 못하는 절대다수 시민들에게는 천국일 수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정치의 본령은 다양한 국민들을 대변하는 것이다.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존엄하게 살 수 있는지 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며 “정치가 룰을 만들고 관리하는 역할에만 그친다면 존재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대표가 청년 정치인들의 롤 모델이 될 순 없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아울러 ‘이준석 돌풍’이 이 대표의 역량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강 대표는 “이 대표의 능력도 있겠지만 타이밍을 잘 잡았다”며 “국민의힘이 정권탈환을 위해 ‘박근혜당’이라는 프레임을 벗고자 할 때 이 대표가 나타났다. 국민들이 새 정치에 목말라 있을 때 이 대표가 시기를 잘 타고난 것”이라고 했다.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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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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