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편집장 체포에도 버텼지만…홍콩 빈과일보 결국 폐간 선언

사주·편집장 체포에도 버텼지만…홍콩 빈과일보 결국 폐간 선언

기사승인 2021-06-23 19:30:25
지난해 8월 11일 홍콩의 한 열차 안에서 승객이 빈과일보를 읽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홍콩 반중매체 빈과일보가 오는 24일자 신문을 발간하고 폐간한다.

빈과일보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 자정부로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24일이 마지막 지면 발간”이라고 밝혔다. 웹사이트도 자정 이후 갱신이 중단된다. 

독자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있었다. 빈과일보는 “지난 26년간 사랑과 지지를 보내준 독자와 구독자, 광고주, 홍콩인들에게 감사한다”며 “안녕히 계세요”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빈과일보는 지난 1995년 6월 창간됐다. 창립자는 지오다노의 창업주인 사업가 지미라이다. 그는 지난 89년 천안문사태를 계기로 신문사를 차리기로 마음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빈과일보는 초기 선정적인 보도로 논란이 됐다. 그러나 2000년대 중국과 홍콩의 정치문제를 적극 보도하면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지난 2014년 우산혁명과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때 홍콩 민주화 시위대의 목소리를 적극 담았다. 

 22일 홍콩의 한 편의점 밖에 빈과일보 신문들(가운데 줄 오른쪽)이 다른 신문들과 함께 진열돼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홍콩보안법이 발효된 후에는 정부의 탄압 대상이 됐다. 지난해 8월 사주인 지미라이가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 같은해 12월 기소됐다. 지난 4월과 5월에는 2019년 집회에 참여한 혐의로 징역 20개월을 선고받았다. 당국은 지미라이의 자산 약 727억원도 동결했다.

사주 탄압에만 그치지 않았다. 당국은 지난 17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빈과일보 사옥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편집국장 등 5명을 체포했다. 이중 2명이 기소됐다. 빈과일보의 자산도 동결됐다.  

이에 시민들은 저항의 의미로 빈과일보 구매운동을 펼쳤다. 100부 이상을 구매한 시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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