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2000억원 규모 동의의결안을 제시했던 삼성전자 등 5개 계열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이를 거부당하고 24일 총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단체급식 사업을 영위하는 ‘웰스토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5개 기업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법인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에 대해서는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17일 삼성전자는 위 혐의로 공정위에 동의의결 신청을 제출한 바 있다.
동의의결이란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소비자 또는 거래상대방 피해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는 제도를 말한다.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그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한다.
삼성 측이 동의의결 개시를 통해 제시한 시정방안은 대외방안과 상생지원이었다. 먼저 삼성 계열사 사내식당 총 68곳을 중소·중견기업에 개방하겠다고 했다.
2000억원 규모 상생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300억원) ▲상샌펀드 신규 조성 후 투자자금 대출 지원(1500억원) ▲중소급식업체 대상 위생안전 교육·메뉴개발 컨설팅 등 비용 지원(50억원) ▲취약계층 관련 시설 식품안전 지원(100억원) ▲푸드뱅크 기부 통한 중소 급식업체 지원(50억원) 등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이달 3일 삼성 측의 동의의결 신청을 기각했다. 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게 이유였다.
이번 제재를 두고 공정위와 삼성 측은 치열한 공방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통상 부당지원 행위는 시장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주고 거래했을 때 혐의를 인정한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공정위는 정상 가격을 산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과거 비슷한 사례인) 글로비스 건의 경우 공정위가 최종 승소했다. 산업은행-산업캐피털 사건의 경우도 공정위가 일부 승소했다”며 “이 사안은 대규모 물량 밀어주기 사안으로 판단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삼성 측은 공정위 결정에 불복, 행정소송을 검토 중이다. “부당지원은 없었다”고 강조하고 “당시 경영진이 언급한 것은 ‘최상의 식사를 제공하라, 식사 품질을 향상하라, 직원 불만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회사로서도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향후 법적 절차에 따라 소명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삼성측은 “전원회의 의결서를 받으면 내용을 검토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정상적인 거래임을 소명하겠다”며 “동의의결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급식 개방은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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