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준의 한의학 이야기] 복분자딸기

[박용준의 한의학 이야기] 복분자딸기

박용준(묵림한의원 원장, 대전충남생명의숲 운영위원)

기사승인 2021-06-25 17:01:09
박용준 원장
흔히 산딸기라고도 불리는 복분자는 엄밀히 분류하자면 산딸기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 복분자의 한약 이름은 ‘복분자(覆盆子)’이고 식물 이름은 ‘복분자딸기’이다. 복분자와 혼용하여 사용되는 산딸기는 장미목 장미과 산딸기속(Rubus)에 속하는,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맺는 식물을 전부 일컫는 말로 '나무딸기'라고도 한다. 

산딸기는 장미과 낙엽 활엽 관목인 '산딸기나무'의 열매를 의미하며, 복분자는 같은 장미과의 낙엽 관목 '복분자딸기'의 열매를 의미한다. 산딸기와 복분자는 초매(草莓)에 속하는 일반 딸기(garden strewberry)와 달리, 나무에서 열매가 달리는 산매(山莓) 즉, '나무딸기'의 일종이다. 

우리가 봄에 만나는 크고 탐스런 식용딸기들은 나무가 아닌 초본으로 초매(草莓)라고 한다. 산딸기와 복분자는 목본 즉 나무이므로, 산매(山莓) 또는 수매(樹莓)로 분류한다. 복분자딸기가 산딸기나무에 비해 더 크게 자라며, 복분자딸기의 줄기는 하얀색을 띠는데 비해, 산딸기나무의 줄기는 약간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이다. 

복분자딸기의 꽃은 연분홍색으로, 하얀색의 꽃이 피는 산딸기나무와는 차이가 있다. 복분자는 단맛과 함께 약간 신맛이 나지만, 산딸기는 단맛이 더 강하다는 차이가 있다. 

산딸기와 복분자를 나타내는 영어 단어는 베리(berry)인데, 원래 베리의 의미는 '숲속에서 잘 자라는 식물로 식용 가능한 알록달록하고 동글동글한 열매'를 종에 상관없이 지칭한다. 그 중 산딸기속(Rubus)에 들어있는 종을 라즈베리(Raspberry)라고 칭한다.

복분자(왼쪽)와 산딸기.

일반적으로 산딸기를 라즈베리라 부르지만, 한국의 토종 산딸기는 Korean Raspberry(R.crataegifolius)라고 부르며, 복분자는 Korean blackberry(R. coreanus)라고 하여 유럽산딸기(R.idaeus)와 구분한다. 특히 복분자는 한국 특산이기에 학명에 한국을 뜻하는 coreanus가 들어가 있다. 

복분자(覆盆子)는 익으면 검을 색을 띠기 때문에 ‘먹딸기’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블랙베리라 불리는 흑매(黑莓)나, 진달래과인 블루베리라 불리는 람매(藍莓)와는 다른 식물이다. 

국내에서 자생하는 산매(山莓)인 나무딸기에는 산딸기, 줄딸기, 멍석딸기, 장딸기, 곰딸기, 거지딸기, 수리딸기, 복분자, 겨울딸기, 오엽딸기, 섬딸기 등, 많은 종류가 있다. 뱀딸기라 불리는 사매(蛇莓)는 초매(草莓)의 일종으로 일반 재배용 딸기 쪽에 가깝다. 

복분자(覆盆子)의 약성은 맛은 달고 새콤하며, 약간 따뜻한 기운을 지닌다. 신장의 양기를 강하게 하고, 밖으로 새어나가기 쉬운 인체의 정기를 지킨다.

覆盆子 甘酸, 微溫, 溫腎壯陽, 收斂固澁 

주요성분은 항산화물질인 엘라그산(Ellagic acid)과 체내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는 베타-시스테롤(β-sitosterol)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베타-시스테롤은 파이토스테롤(phytosterols)의 일종으로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인 혈전 형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복분자에는 비타민 A와 C, 그리고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시력 향상, 피로감 개선 등에도 좋다. 

나날이 푸르름을 더해가는 숲을 찾아 이렇게 아름다운 색으로 꽃과 열매를 맺는 산딸기나 복분자를 찾아보면서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보기에 좋은 시기인 듯 싶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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