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최 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 의사를 전달했다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배신의 계절인가.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하게 돼 있고 누군가 배신의 길을 열면 우르르 따라쟁이가 줄을 선다"며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 꼴뚜기나 망둥이나 욕망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에 반기를 들고 사퇴 후 정치권으로 노선 변경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꼴뚜기, 사임 후 대권 도전 수순을 밝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최 원장을 망둥이에 비유하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정 의원은 또 "세상에서 제일 얍삽한 사람이 평생 친일파하다가 8월16일 독립운동가 흉내 내는 사람"이라며 "독립운동하다가 독립운동 노선이 맞지 않는다고 곧바로 친일파가 되면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과 최 원장 모두 문 대통령과 여권의 강력한 지원 속에 임기가 보장되는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에 임명됐으나 모두 임기 도중 사퇴했다.
더구나 오는 29일 출마 선언을 예고한 윤 전 총장은 각종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최 원장은 야권 대권 레이스의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날 최 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저의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감사원직을 내려놓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사의 표명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최 원장은 대선 출마 의사와 관련해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이날 SNS에 글을 올려 "임명권자 등에 칼을 꽂는 기회주의자 윤석열·최재형은 호가호위의 반사체에 불과하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권력기관의 수장을 맡았던 두 사람은 부끄러운 줄 아시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탱크만 동원하지 않았지 반세기 전 군사 쿠데타와 다를 바 없다"며 "권력기관 수장들의 연성 쿠데타를 심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이날 SNS 글에서 "검찰에 이어 감사원까지 전직 수장으로 인해 오명을 뒤집어쓴 날이다. 오늘 최재형씨는 대선출마를 부정하지 않았다. 스스로 윤석열 플랜B로 기회를 엿보겠다는 속셈이니 참 꼴사납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의 신뢰마저 저버렸다"며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린 최(최 원장), 윤(윤 전 검찰총장) 이런 분들에게 국민들은 믿음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리석은 측근들에게 둘러싸여 망신당하는 탐욕의 벌거벗은 임금님이 생각난다"고 평했다.
양이원영 무소속 의원도 이날 SNS에 "'정치 감사'부터 책임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적 중립을 심각하게 훼손했던 월성 1호기 감사원 감사 때부터 우려했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됐다"며 "오늘 (사임) 발표로 최재형 원장이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월성1호기를 표적하고 정치감사했다는 사실이 확고해졌다"고 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최 원장의 정치적 성향을 '태극기 부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전날 SNS 글에서 "감사원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애초 문재인 정부와 (최 원장은) 결이 많이 달랐다고 한다"면서 "최 원장이 먼저 정치 관련 얘기를 꺼내고는 했는데, 전형적인 '태극기 부대'의 논리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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