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이번달 말부터 백신 접종 부작용을 보장하는 ‘백신보험’을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보장 내역이 대부분 ‘아나필락시스 쇼크’에만 한정된 상품이다 보니 가입 전 금융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을 비롯해 ▲DB손해보험 ▲현대해상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손해보험사들이 6월 말 또는 다음달부터 ‘백신 부작용 보험’을 건강보험 특약 또는 주계약 단독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상품들은 ‘백신보험’ 또는 ‘백신 부작용 보험’으로 불리지만 공식적인 명칭은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보험(주계약)’ 또는 특약이다. 아나필락시스란 음식물, 독소, 백신 등 특정 외부 항원에 반응해 일어나는 급성 전신성 알레르기질환을 의미한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백신보험은 삼성화재 건강보험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과 라이나생명 미니보험 ‘(무)안심되는 아나필락시스쇼크진단보험’ 두 종류가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응급실에서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으면 연간 1회에 한해 200만원을 지급하며, 라이나생명은 진단 확정시 최초 1회에 한해 최대 200만원을 지급한다.
앞서 3월 말 삼성화재는 손해보험협회로부터 독창성을 인정받아 3개월 독점판권인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다. 삼성화재는 비슷한 시기에 상품을 출시한 라이나생명에 한해 판매에 제동을 걸지 않았다.
이처럼 삼성화재의 아나필락시스 쇼크 특약이 3개월간의 배타적 사용권이 끝나는 오는 6월말~7월부터 보험사들은 백신 보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백신부작용에 대한 예비접종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후발주자들도 잇달아 백신보험을 출시하고 있는 것.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삼성화재와 동일한 방식인 건강보험 특약으로, DB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미니보험 형태의 단독 상품으로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핀테크 업체들도 이벤트 방식으로 백신보험 시장에 편승했다. 뱅크샐러드는 20∼70세 애플리케이션 이용자에게 라이나생명 상품 보험료를 대신 부담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토스는 지난 5월 DB손해보험과 제휴, 무료 코로나 백신보험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지난 3월 경 당시는 백신접종이 제대로 진행되기 전이라 백신보험의 관심도가 낮았지만, 접종이 본격화된 현재는 백신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백신보험 출시가 보험업권에 ‘열풍’처럼 불고 있는 가운데, 보장 내용이 ‘반쪽’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신 부작용 보험’이라고 불리지만, 아나필락시스 부작용만 보장한다는 것과 200만원 수준의 보장에 그치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등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발열·두통·오한 등으로 인한 병원 방문 및 입원 시 보장을 받을 수 없다. 여기에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과 같은 중증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어떤 보장을 받을 수 없다.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다른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백신 보험은 사실상 무용지물인 셈이다.
따라서 백신 보험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사전에 약관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보험업 관계자는 “당장 이번 주부터 많은 백신보험들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지만,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사항을 보장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대부분의 백신보험 상품들이 아나필락시스 진단만 보장한다는 걸 염두하고 가입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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