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벌레가 산다?...가루응애 논란 '삼성 청정스테이션'

우리집에 벌레가 산다?...가루응애 논란 '삼성 청정스테이션'

삼성 "벌레 생기지 않는 조건, 소비자가 만들어야"
소비자원 "고객 차원 제조사 확인 필요할 듯 보여"

기사승인 2021-06-30 06:00:05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선보인 먼지 자동 배출시스템 '청정스테이션'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벌레가 다수 발생한다는 소비자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한때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청정스테이션'을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에 노출될 정도였다. 현재도 한 포털 검색창에 '청정스테이션'을 입력하면 '청정스테이션 벌레'라는 연관검색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제의 벌레는 몸길이가 0.55mm 가량의 유백색을 띄는 '가루응애'다. 관련업계 설명에 의하면 이 벌레는 자연발생은 하지 않는다. 유충을 통해 번식하며 건조가 충분하지 않은 곡물에 기생하는 방식으로 발생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청소기 '제트'의 핵심 부품인 청정스테이션에 수많은 가루응애로 뒤덮히는 사용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가루응애 논란은 지난해부터 해충관련 카페, 맘카페 등에서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이달에도 인터넷 블로그 등에 가루응애로 뒤 덮힌 청정스테이션 사례가 세건이나 올라와 있다.

지난 25일 네이버 블로그 '앉으나서나'에 올라온 가루응애로 덮힌 청정스테이션 사진 갈무리.(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앉으나서나')
지난 25일 피해 사실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작성자는 블로그를 통해 "며칠 전부터 청정스테이션에 노르스름한 분진가루 같은 것이 계속 쌓였다. 봄철 황사가루라고 생각하고 닦아지만 다음날 또 쌓였다"며 "자세히 보니 움직였다. 벌레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다. 삼성측에서도 딱히 해결법이 없는 듯하다. 먼지통을 자주 비워주고 바람 잘 통하는 곳에 두라는 것 등"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월 한 매체 보도에 의하면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가루응애 대처방법을 문의하면 흡입되는 먼지 안의 유충이 먼지봉투 안에서 증식하는 가루응애 이슈가 있다고 인정했다. 또 여름에 습기가 높을 경우 음식물을 장기간 방치하면 구더기가 생기는 것처럼 가루응애가 생길 수 있다고 예를 들면서 냄새나 벌레가 발생할 경우 먼지봉투를 자주 교체하고 환기가 잘 되는 창가 근처에 배치하라는 원론적인 태도를 보였다.

네이버 블로그 '아내랑 뭐하지?'에 올라온 가루응애로 뒤덮힌 청정스테인션.(사진출처=아내랑뭐하지?)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청정스테이션의 문제가 아닌 외부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벌레 발생)흔한게 아니다. 청소하다보면 생길 수 있는데 외부적 요인"이라며 "(벌레 발생)최근에는 거의없 다. 가정환경에 따라 벌레가 생기지 않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가루응애 발생 방지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으로 '소비자의 주의(注意)'를 제시했다.

삼성전자 청정스테이션 가루응애 논란이 주목받는 것은 비슷한 방식의 먼지를 자동으로 비워주는 경쟁사 제품에는 이와 같은 사례가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고 있어서다. 꼭 집어 '청정스테이션'에서만 가루응애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전자업계 일부에선 삼성전자가 소비자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전자업계 관계자는 "가루응애 벌레 자체는 어디든지 발생할 수 있지만 단기간 동시다발적으로 청정스테이션에만 발생하고 있는 이슈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한국소비자원은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제조사가 공인된 기관에 의뢰해 제품과 벌레 발생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해야할 필요성도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제품과 벌레 발생의 분쟁이 생긴다면 우선적으로 제품과 벌레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해야 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제조사가 기관에 의뢰해 제품과 벌레 발생의 인과관계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취하는 것도 추후 분쟁 발생시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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