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지난해 5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지급된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침체됐던 내수시장 활성화와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다면 재난지원금을 받아왔던 소상공인들의 체감은 어땠을까.
사업장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들이나 시장상인들은 대체로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됐던 1차 재난지원금 당시 매출이 증가했다는 사연이 있는가 하면, 큰 매출 증대는 없었지만 선별 지원금으로 폐업을 피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반면 규모가 큰 사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재난지원금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간 지급됐던 재난지원금들이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니 큰 도움이 안됐다는 것. 현재 국회에서 소상공인들의 손실을 보상하는 ‘소상공인지원법 개정안’이 나왔지만, 이마저도 ‘소급적용’ 부분이 빠져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재난지원금 긍정…“덕분에 지금까지 버텼다”
영등포시장역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모씨(50세)는 “주변을 보면 알겠지만, 폐업한 곳이 정말 많다”며 “그럼에도 소상공인 지원 대출과 재난지원금으로 버티면서 사업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재난지원금이 지급됐다고 해서 특별하게 매출이 늘어났던 것은 아니지만, 요즘 같이 어려운 세상에서 장사를 계속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모씨의 점포 옆에 위치한 정육점 사장인 김 모씨(43세)의 경우 재난지원금으로 수혜를 봤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한 씨는 “지난해 5월은 코로나19의 공포가 커 사람들이 시장에 장보러 나오지 않았던 시기지만, 1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고객들이 정말 많이 찾아왔었던 것을 기억한다”며 “당시 5월 기준 매출이 코로나19 전보다 높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후 매출은 다시 감소했지만, 어찌됐건 자금 지원을 통해 우리가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5차 재난지원금은 많은 사람들이 받는다고 했으니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도움 안됐다…“손실 보상 필요해”
사업장 규모가 큰 자영업자들의 경우 재난지원금이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등포에서 약 100석이 넘는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안 모씨(65세)는 재난지원금이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안 씨는 “지금 이 사업장의 한 달 임대료가 800만원이고, 기타 부대비용을 합치면 유지비용이 1000만원은 가볍게 넘는다”며 “그간 받았던 재난지원금을 모두 합쳐봐야 딱 1개월 버틸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안 씨는 재난지원금 정액 지급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상공인들의 사업 규모가 각기 다른 상황에서 업종별로 금액을 정해놓고 지급해 봤자 큰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매출액이 60% 감소한 상황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5차 재난지원금도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5인 이상 집합금지가 해제되는 만큼 손님들이 많이 방문하길 기대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간 정부의 방역지침으로 발생한 소상공인들의 손실을 보상하는 ‘소상공인지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소급적용’ 조항이 포함되지 않자 소상공인연합회가 반발에 나섰다.
소공연은 “작년 연말부터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 큰 기대를 걸었다”면서 “소급적용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지만 제외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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