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끝나려나 했는데"…코로나 격상 전망에 자영업자들 한숨만

"이제 끝나려나 했는데"…코로나 격상 전망에 자영업자들 한숨만

자영업자 A씨 "장사 안되는데 임대료는 계속…버티기 힘들다"
커뮤니티 회원 "4단계 격상되면 휴업하고 아르바이트해야"

기사승인 2021-07-08 16:09:06
경기도 광명시장. 사진=임지혜 기자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문을 열 수도 없고, 닫을 수도 없고 미치겠어요"

경기도 광명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12월23일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 시행 이후 직원들을 내보내고 홀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로 단체 손님의 발길마저 끊기며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어렵게 내린 선택이었다. 17개 테이블을 가득 채운 손님들의 모습을 본 지도, 홀에서 함께 바쁘게 일했던 직원들의 모습을 본 지도 한참됐다.  

A씨는 8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7년간 장사하면서 지금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며 "손님이 전보다 많지 않아 혼자 일하고 있다. 몸도 힘들고 제대로 운영도 안되고 참..(힘들다)"고 토로했다. 

불과 한 주 전만 해도 '6인 모임' 허용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었던 자영업자들은 다시 좌절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선제적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275명이다. 국내에서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단계 격상 시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의 최고 수위인 4단계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는 서울만 4단계로 격상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서울은 최근 이틀간 577명, 545명 확진자가 발생해 이날 기준 하루 평균 387.4명이다. 8일 하루 348명 이상 확진되면 4단계 기준에 진입하게 된다. 

4단계가 적용되면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만 모일 수 있고 설명회나 기념식 등 행사는 아예 금지된다. 

타임스퀘어 내부 식당가. 박태현 기자
아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 것은 아니지만 매서운 확산세에 식당을 찾는 발걸음은 이전보다 더 줄었다. 다시 거리두기 지침 강화에 나선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확대하거나 점심 식사를 도시락으로 대신하고 있다.

A씨는 "(거리두기 완화 발표에) 이제 조금 나아지나 싶었다"며 "오랜만에 단체 예약이 잡혀 기분이 좋았는데 동네에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예약을 취소했다. 단체 손님 받았다가 혹시 감염 사례가 나오면 동네에 큰 피해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단체 손님 중 백신 미접종자도 있어 감염을 우려해 먼저 취소를 권했다는 것이다. 

이어 "(단계 격상 가능성에) 걱정뿐만이 아니라 문을 닫을 수도, 열어놓을 수도 없을 정도로 힘들다"며 "이렇게 힘들어도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아니고, 코로나 사태 이후로 장사가 안되는데 임대료는 꼬박 나가니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아무리 버텨도 (코로나 사태) 끝이 보이질 않는다" "끝이 나려나 싶다가 또 이렇게 되니 너무 막막하다" "죽으라는 소리"라고 토로했다. 

일부 회원들은 4단계 격상 시 오후 8시까지 단축영업을 하거나 포장·배달을 더 늘릴 계획이라는 글을 올렸다. 일부는 휴업해 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로 시장을 찾는 고객이 줄면서 상인들 사이에서 '정말 힘들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며 "최근에는 상인들도 매출을 늘리기 위해 네이버 전통시장 온라인 장보기나 놀러와요 시장(놀장)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등을 이용해 전통시장 배달 서비스를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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