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펀드를 통한 재테크를 즐겨했던 ‘펀잘알’ A씨. 하지만 최근 금소법 시행으로 이미 잘 알고 있는 펀드 상품 설명을 듣느라 진절머리가 나 신규 가입을 망설이게 됐다. 하지만 최근 금소법 가이드라인이 시행되자 상품 설명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됐고, 신규 가입을 위해 은행을 방문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으로 ‘영혼없는’ 금융상품 설명이 진행되던 풍경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금융상품의 중요도와 난이도, 소비자에 따라 설명을 요약할 수 있도록 금소법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과 관련한 금융회사의 상품설명 의무 가이드라인을 14일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지난 3월부터 시행된 금소법 시행 후속조치다.

그간 금소법상 판매업자는 금융상품을 권유하거나 판매할 때 법령상 열거된 중요사항을 모두 설명해야 했다. 소비자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결정해 스스로 거래 결과에 책임지도록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상품 설명 시간이 길어져 현장에서는 소비자와 은행직원 모두 불만이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원들이 중요사항을 ‘영혼없이’ 읊기만 하는 진풍경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상품을 먼저권유하는 경우와 소비자가 설명을 요청하는 경우 설명의무를 달리 적용하도록 했다. 소비자가 특정 상품을 알고 판매 창구를 찾아올 경우에는 해당 사항에 한정해 설명해도 된다. 여기에 금융상품을 권유할 때 중요사항을 모두 설명하더라도, 설명의 정도와 방식 등은 금융사 자체 기준을 마련해 조정 할 수 있다.

또한 설명서 요약자료인 금소법상 ‘핵심설명서’는 반드시 설명해야 하지만, 설명사항의 중요도, 난이도, 소비자 상황 등을 고려해 ‘소비자가 설명 간소화를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금융소비자가 최근에 거래했던 금융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가입한다면 이전 가입 상품과 공통된 사항은 간소화된 형태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여기에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두 설명 이외에도 동영상, AI(인공지능)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금융위는 다음달 중으로 이러한가이드라인의 적시성·실효성 확보를 위한 상시 보완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등 민간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협의체가 매년 가이드라인 보완 권고안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제출하면 이후 금융위 옴부즈맨을 거쳐 보완·확정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은 금융상품 설명 관련한 국내외 모범사례, 민원·분쟁 사례 분석, 금융감독원 감독·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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