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접속 대기열을 우회하는 방법으로 53~54세 예방접종 사전예약을 성공했다는 후기가 잇따랐다.
19일 저녁 8시 53~54세 대상 백신 예약이 시작과 함께 접속자가 몰리면서 예약 사이트가 마비됐다. 원활한 사전 예약을 위해 정부는 연령대별 분산 예약을 도입하고 두차례에 걸쳐 시스템 안정화 작업까지 진행했지만 소용없었다.
기자가 오후 8시 사전예약 버튼을 누르자 접속 대기 창에는 '앞에 7만9892명, 뒤에 3만8595명의 대기자가 있습니다'는 알림이 떴다. 예상대기 시간은 37분 정도였지만 대기 시간을 다 기다려도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잦은 오류로 재접속을 반복했다.
약 한 시간 뒤, 결국 이날 백신 예약은 일시중단됐다. 질병관리청은 "클라우드 서버를 긴급 증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후 10시 이후가 돼서야 예약이 재개됐다.
기자 역시 오후 10시 사전예약에 재진입했다. 오히려 접속 대기는 두시간 전보다 더 늘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예약에 성공했다. 재개된 지 약 50분 정도 지난 후였다. 오후 10시56분 예약확인을 위해 다시 사이트에 접속하려 하자 대기 예상시간은 5680분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과 싸우고 있는 사이 어떤 이들은 접속 대기열을 뚫는 방법으로 예약에 성공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는 정부의 예방접종 사전예약 대기를 무력화 시키는 방법이 공유됐다.
질병청이 지난 14일 55~59세 대상 사전 예약 당시 '뒷문 예약' 논란이 일은 것과 관련해 우회 접속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했지만 이같은 공언이 무색해진 것이다.
이날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기창이 뜨면 F12를 누른 뒤 'NetFunnel gControl next.success({}, {data:{}})'등을 입력을 하면 된다"고 알렸다.
또 다른 방법으로 누리꾼들은 "대기열이 뜨면 스마트폰의 비행기모드를 실행한 뒤 3초 정도 뒤에 해제했다가 새로 고침해봐라"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이같은 우회방법을 상세히 설명하거나 아예 영상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이런 방법으로 도움을 받았다는 누리꾼들은 "덕분에 아버지 백신 신청했다" "덕분에 효도" "너무 잘된다" "드디어 예약했다" 등 댓글을 달았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2030 뒷문으로 백신 예약했다고 뉴스에 나오겠다" "성실한 바람들 바보 만든 정부가 문제" "역시 IT 강국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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