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이클 파워’, 다리뿐 아니라 몸통 근육도 중요

자전거 ‘사이클 파워’, 다리뿐 아니라 몸통 근육도 중요

기사승인 2021-07-21 09:49:12
사이클 선수 근육을 초음파로 관찰한 사진. 여러 층으로 비스듬하게 보이는 구조가 근육다발(Muscle fascicle)이다.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Fascia)이 지방과 다른 근육을 구분하며, 근막에 근육다발이 붙는다. 근육다발이 근막에 붙은 각도를 근육다발의 각도(Fascicle angle)라고 한다. 사진=연세의료원 제공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자전거를 빠르게 타기 위해서는 다리근력뿐 아니라, 몸통근력도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순간적인 힘이 관건인 단거리는 ‘다리근육 길이’가, 지구력이 필요한 장거리는 ‘다리 근육 각도’가 중요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한국학생사이클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연세대 치과대학 김희진 교수와 이형진 교수(해부학)팀, 한국체육대학교 이용우 교수팀, 일본 카노야 체육대학교 타케시 쿠로카와 교수팀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초음파를 통한 하지 근육 구조와 사이클링 파워 간의 상관관계 분석(Correlation analysis between lower limb muscle architectures and cycling power via ultrasonography)’이라는 주제로 최근 Scientific Reports(IF 4.379)에 게재됐다.

운동선수는 종목에 따라 부위별로 근육이 발달하고, 근육의 기능도 종목 특성에 맞게 최적화된다. 구체적으로 사이클 종목은 엉덩관절, 무릎관절, 발목관절의 굽힘과 폄이 지속해서 일어나며, 해당 관절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근육이 잘 발달한다.

김희진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 앞서 2018년 국제저널인 임상해부학(Clinical Anatomy, IF 2.414)에 ‘사이클리스트의 사이클링 파워와 근육 두께의 상관관계 (Correlation between Cycling Power and Muscle Thickness in Cyclists)’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한국체육대학교 소속 사이클 선수 12명을 대상으로 장거리와 단거리 사이클 선수들의 배와 허리 부위, 넓적다리 앞부위의 근육 두께를 비교했다.

사이클 선수의 단거리 능력 지표인 5초간·30초간 사이클 파워, 장거리 능력 지표인 3분간 사이클 파워를 이용해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근육을 분석했다. 사이클 파워는 페달의 회전수와 페달에 가한 힘의 조합으로 측정되며, 일정한 시간 동안 얼마나 페달을 세게, 많이 밟았는지 나타낸다.

분석결과, 단거리 사이클 선수의 모든 부위의 근육 두께가 장거리 사이클 선수보다 두꺼운 양상을 보였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단거리·장거리 선수의 근육 두께 차이는 넙다리곧은근(대퇴직근)과 ‘코어 근육’이라고 불리는 배 부위의 근육에서만 관찰됐다. ‘다리 근육’인 넙다리곧은근(대퇴직근), 가쪽넓은근(외측광근) 그리고 ‘몸통 근육’인 배곧은근(복직근), 척주세움근(척주기립근)이 두꺼울수록 단거리 능력(5초)과 장거리 능력(3분)이 향상됐다.

최근 진행된 연구에서는 첫 번째 연구에서 밝혀진 근육의 세부적 정보를 이용해 선수들의 사이클 파워를 예측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팀은 한국체육대학교와 일본 카노야 체육대학 소속 단거리 12명, 장거리 12명 등 총 24명의 사이클 선수들을 대상으로 근육 두께, 각도, 길이 등의 정보를 이용해, 단거리와 장거리 선수의 20초간 사이클 파워를 예측했다.

연구결과 2018년에 진행됐던 첫 번째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넙다리곧은근(대퇴직근)이 운동능력과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넙다리곧은근의 정보를 활용해 87% 수준의 정확도로, 단거리와 장거리 사이클 선수의 20초간 사이클 파워를 예측할 수 있었다. 특히, 단거리 선수는 순간적인 힘을 발휘하는 데 관련 있는 ‘근육다발의 길이’가, 장거리 선수는 지구력과 관련이 있는 ‘근육다발의 각도’가 중요한 요소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희진 교수는 “일반 사람들이 자전거를 더욱 잘 타기 위해서는 단순히 다리 근육만 강화하지 말고, 배와 허리의 근육도 강화한다면 더욱 향상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운동선수 근육의 기능적 역할과 경기력 예측을 위해서는 근육발달에 대한 정보와 형태학적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선수를 가르치는 지도자들이 단거리, 장거리 사이클 선수에 맞게 근육을 훈련한다면 경기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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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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