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검사키트 실효성 논란… 로비 의혹까지 제기

자가검사키트 실효성 논란… 로비 의혹까지 제기

엄중식 교수 “PCR 검사 바로 받을 수 있는 환경에 굳이 써야 하나… 정확도도 떨어져”

기사승인 2021-07-22 05:00:12
14일 오전 서울 신촌기차역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선별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07.14 최은성 인턴기자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자가검사키트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환경에 불필요한 조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각에선 로비 의혹까지 제기한다.

서울시는 자가검사키트 검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페이스북에 “선별검사소를 늘리기에 역부족인 상황적 한계도 고려하면서 곳곳에 숨어있는 확진자를 찾아내기 위해 자가검사키트라도 적극 활용해야 하는 긴급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잠복기가 14일이라고 알려진 것을 감안할 때 자가검사키트를 이틀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활용한다면 분명히 확진자를 발견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해 401명의 확진자를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최근 방송계에서 코로나19 확진으로 방송 프로그램 제작 중단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20일 방송제작현장에서 출연자는 촬영 전에 자가검사키트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다수가 방송하는 프로그램 출연자는 주기적으로 PCR 검사를 받도록 권고했다.

의료계에서는 여전히 자가검사키트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진단검사의학회가 지난해 12월 진행한 검증에서 민감도는 29%, 서울대병원이 실제 임상에 적용해본 결과, 민감도는 17.5%에 불과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PCR 검사를 바로 받을 수 있는 환경에 자가검사키트를 써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대도시에선 5㎞ 이내에 선별진료소가 3~4개 있을 정도로 충분히 많다. 24시간이면 결과도 확인할 수 있고 검사 역량이 떨어지지도 않는데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가검사키트의 가장 큰 단점은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위음성도 많고 위양성도 일부 발생한다”며 “정부에서 확진자를 관리할 때 PCR 검사를 기준으로 삼는다. 자가검사키트로 양성이 나오든, 음성이 나오든 다시 PCR 검사를 해야 한다. 서울시에서 400명 넘는 확진자를 자가검사키트로 발견했다는데, 기존 검사체계로도 충분한 것을 왜 키트를 사고 공급하기 위해 자원을 쓰는지 모르겠다. 기회비용을 따져보면 전혀 비용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가검사키트를 그렇게 쓰면 안된다고 이야기를 했건만, 문제가 생기는 것 같으니 찬성했던 사람들이 다 꼬리를 내린다”며 “자가검사키트는 어떤 이유에서든 스캔들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열심히 흔적들을 지우고 있겠지만 전문가들이 반대한 자문 기록들은 정부 기록에 다 남아있다. 반드시 증언하겠다”라고 밝혔다.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이 교수는 “업체들의 로비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너무 무리하게 허가 과정이 진행된 것으로 전문가들이 파악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너무 프로모션을 강하게 하는 측면도 있어 유착이 의심되는 상황 정황까지 생각되는 정도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반해서 권고되고 있어 상당히 우려가 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아무리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얘기해도 정부여당에서 계속 자가검사키트 얘기가 나오는 건 다른 이유가 있지않나”라면서 “정확도나 유용성을 면밀히 따지는 식약처가 손쉽게 승인을 해줬다는 점이 의심스럽다. 또 키트 중 일부가 보험급여되기도 했는데 많은 전문가 자문위원회에서 전문가, 위원장 모두 반대했는데 통과했다고 들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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