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 최악의 올림픽 되나

2020 도쿄 올림픽, 최악의 올림픽 되나

기사승인 2021-07-22 17:02:02
하루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사진=AP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2020 도쿄 올림픽’이 역대 최악의 올림픽으로 기억되게 생겼다.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이 이제 약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올림픽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이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린다. 개막을 목전에 놓고도 여전히 취소냐 강행이냐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준비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계속 들리면서 ‘지구촌 축제’라는 말이 무성할 정도로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도쿄국립경기장 앞에 설치된 오륜마크. 사진=로이터 연합
◇ 확진자 급증하는 일본, 분위기는 최악으로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일본 내에서는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1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6시30분까지 4943명이었다. 개최지 도쿄에서는 이날 신규 확진자 1832명이 보고됐다. 이는 1주일 전보다 683명(59.4%) 많은 수준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달 12일부터 도쿄 등에 긴급사태를 발효하는 등 방역대책 수위를 올렸으나 감염 확산은 억제되지 않고 오히려 빨라지는 양상이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 사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22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회 참가자 중 코로나19 감염자는 87명이다. 코로나19 확진으로 대회 출전을 포기하는 선수들도 속출하고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지난 21일 소프트볼 경기가 시작됐고 23일 예정된 개막식 이후 올림픽 경기가 본격화하면 감염 확산이 더욱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

무관중으로 이번 대회가 열리지만, 일본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지난 17~1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4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반대 여론이 55%에 달했다. 찬성은 고작 33%에 그쳤다. 경기장 안팎에서 시위는 물론 서명운동 등 대회 취소에 대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취소론’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더 많은 감염 선수가 나오고, 개막식에 불참하는 스폰서가 늘어날 경우 올림픽을 취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취소하는 것이 제일 쉽고 편한 일이지만, 도전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며 강행 의사를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 학살을 희화화하는 과거 동영상으로 논란이 된 도쿄올림픽 개막식 연출 담당자 고바야시 겐타로가 22일 해임됐다. 사진=연합뉴스
◇ 구설로 얼룩진 개막식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개막식 관련 담당자가 과거 구설로 사퇴하거나 해임되는 사태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22일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도쿄올림픽 개·폐막식 제작·연출팀에서 ‘쇼 디렉터’ 직책을 맡은 고바야시 겐타로를 해임했다. 고바야시는 과거 개그 콤비 ‘라멘즈’로 활동하던 시절 콩트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유머 소재로 사용했다. 이에 유대인 인권 단체 ‘사이먼 빈젠탈 센터’는 고바야시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고바야시에 앞서 도쿄올림픽 개회식 음악감독을 맡았던 작곡가 오야마다 케이코는 학폭 논란에 휩싸여 사임했다. 그는 1990년대 발간된 잡지와 인터뷰를 통해 “장애인 친구에게 배설물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그가 참여한 개막식 오프닝 음악 중 일부도 취소됐다.

이외에도 지난 3월에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폐회식 총괄책임을 맡았던 사사키 히로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여성 연예인의 외모 모욕 논란으로 사퇴한 바 있다.
 
주요 인물들이 연달아 논란으로 빠지면서 개막식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은 “부정적 이미지를 지울 수없는 상태에서 개막을 맞이하고 있지만, 대회를 통해 국내 및 국제 사회의 많은 분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있는 대처를 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설명했다.

골판지로 제작된 선수촌 침대. 사진=AP 연합
◇ 쉬려고 있는 선수촌은 있으나 마나

선수촌 시설에 대한 잡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의 슬로건 중 하나는 ‘지구와 사람을 위해’다. 환경을 위해 경기장부터 메달, 시상대 등 다양한 소품들을 재활용했다. 조직위는 대회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65% 이상을 재사용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재활용은 선수촌에서도 활용됐다. 조직위는 친환경을 고려해 재활용이 가능한 골판지 침대를 제작해 선수촌에 넣었다. 폭 90㎝, 길이 210㎝로 약 2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침대의 주 프레임 소재인 나무나 철제가 없다보니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했다.

결국 논란이 터졌다. 뉴질랜드 수영 선수들은 직접 침대를 해체하는 영상 또한 SNS에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골판지 프레임 위에 놓인 침대 매트리스 커버를 벗기자 스티로폼을 닮은 소재의 세 가지 패널로 분리된 매트리스가 쏟아졌다. 선수들은 “플라스틱 같다”고 전했다. 영상을 촬영하던 동료 마이클 브레이크는 황당하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미국 육상 국가대표 폴 첼리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누군가 내 침대에 소변을 볼 경우 박스가 젖어 침대에서 떨어질 것”이라며 “결승전을 앞둔 밤이면 최악이 될 수도 있으니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골판지 침대를 비꼬았다.

선수촌에 관련된 불만은 이뿐만이 아니다. 4~5명의 선수가 머무는 객실에 화장실이 1개 뿐이고 TV와 냉장고가 없으며 에어컨 리모컨이 일본어로만 돼 있는 등 곳곳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다카야 마사노리 조직위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냉장고, TV는 유상 대여 대상”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주문이 있었다면 조직위가 제공할 책무가 있고 당연히 하고 있다”이라고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탁구와 유도, 레슬링 등 메달 유망 종목 선수들은 외부 숙박 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밝혀져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본은 일부 선수단이 외부 숙소에서 묵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경기나 훈련할 때 편하게 이동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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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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