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굴지의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통 큰 국내 농산품 소비에 앞장서면서 ‘상생’에 열을 올리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식품 대기업들의 국산 식재료 소비가 눈길을 끌고 있다. 농심은 청년농부가 생산한 수미감자 230톤을 구매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구매한 감자는 농심 ‘수미칩’ 생산에 활용할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청년농부의 안정적인 농업활동 지원은 물론, 농심 제품에 사용하는 농산물의 품질도 더욱 향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농심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 귀농 청년농부 지원 프로그램 ‘청년수미’를 소개한 바 있다. 단순히 국산 농산물을 구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파종에서 수확, 판매까지의 전 과정에 걸쳐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농심은 1980년 국내 최초 생감자스낵 ‘포테토칩’ 출시 이후 40여년간 감자농가와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 감자 농부를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
농심이 상생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 ESG 경영 탓도 크다. 앞서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 1일 사내 직원들에게 전한 취임 메세지에서 ESG 경영을 강조했다. 신뢰받는 품질과 맛을 유지하면서 생활 전반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활동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농심 측은 “청년농부의 안정적인 농업활동을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함은 물론, 농심 제품에 사용되는 농산물의 품질도 더욱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며 “앞으로도 농가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선한 영향력은 식품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일 목포남악DT점에서 전라남도청 및 공급 협력사와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맥도날드는 현재 가장 많은 양의 국내산 식재료를 수급하고 있는 전라남도 지자체와의 협업을 더욱 공고히 하며 로컬 소싱 확대의 기반을 다지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 3월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이사는 취임 1주년 메시지에서 발표한 ESG 경영을 강조하면서 ‘고품질 식재료 도입 및 로컬 소싱 확대’ 계획을 전했다. 이의 일환으로 전라남도 및 공급 협력사와 다자간 MOU를 체결하며, 우리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하는 ‘Taste of Korea(한국의 맛)’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현재 맥도날드는 전남지역으로부터 연간 양상추 1500톤, 양파 520톤, 토마토 128톤을 공급받고 있다. 지난해 전남 특산물 나주배 164톤을 구매해 ‘나주 배 칠러’를 출시해 고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지난해 ㈜오뚜기는 완도 다시마 농가를 돕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오동통면’에 다시마 2개를 넣어 판매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완도 다시마 농가를 돕기 위해 선보인 ‘한정판 오동통면’이었다.
업계 상생 바람은 더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좋은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국내 농가를 도울 수 있는 좋은 일에 식품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다”며 “ESG 경영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농가와 상생하려는 식품업계들의 움직임이 더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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