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26일 인터넷판 톱 기사로 MBC 중계 논란에 대한 보도를 걸었다. '이탈리아는 피자, 루마니아는 드라큘라…한국 방송사, 올림픽 '용납할 수 없는 실수' 사과'란 제목의 기사다.
CNN은 보도를 통해 "(MBC가) 공격적인 고정 관념을 바탕으로 여러 국가를 묘사하는 데 크게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MBC는 지난 23일 도쿄 올림픽 개회식 중계에서 일부 국가를 소개하며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개회식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하자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진을 올렸다. 아이티 선수들이 입장할 때는 폭동 사진과 함께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란 설명을 달았다. 시리아는 '10년째 진행 중인 내전', 마셜 제도는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고 소개했다.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일본은 대표 사진으로 피자, 연어, 초밥을 썼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한국 방송사가 올림픽 퍼레이드에서 '부적절한' 이미지를 사용한데 사과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도쿄 올림픽 코너 기사로 걸었다.
이 매체는 "올림픽 개막 퍼레이드는 외교 및 글로벌 인식의 훈련이 될 수 있으며, 미디어 매체는 퍼레이드를 보여줄 때 퀴즈, 운동 선수 프로필 및 지정학적 의미 등으로 방송 시간을 채운다"며 "한국의 한 방송사는 개막식 취재 중 여러 나라 이름 옆에 등장한 '부적절한' 이미지를 선택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이미지는 공격적이거나 고정 관념을 영속시킨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해외 누리꾼들도 SNS를 통해 비판과 조롱을 이어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상당히 부적절하다. MBC PD는 체르노빌 참사 외에 우크라이나에 대해 정말 모르나"라며 "MBC는 올림픽 역사를 쓴 각국의 가장 위대한 선수들을 이미지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MBC가 다른 나라 올림픽 개막 퍼레이드에 무뚝뚝하고 무례한 내용을 담았다"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드라큘라가 왜 루마니아를 상징하는 건가. 정말 우습다" "실수가 아닌 재앙" "나라 망신" 등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박성제 MBC 사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 건물에 기자회견을 열고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에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 사장은 "MBC는 코로나라는 전 세계적인 재난 상황에서 지구촌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다"며 "올림픽 중계를 하던 중 각국을 소개하던 과정에서 과도한 자막과 상대국에 대한 경솔한 자막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콘텐츠 검수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며 "철저하게 책임을 묻고 또 책임을 지겠다. 내부 심의 규정을 강화하고 윤리위원회에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며 대대적 쇄신 작업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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