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EU 집행위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각)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 '핏포 55(Fit for 55)'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EU는 오는 2026년부터 수입 제품에 탄소 배출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탄소국경세)를 도입한다. 2035년에는 휘발유·디젤 차량 판매를 사실상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국내 자동차 업계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여전히 내연기관차 판매에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기존 EU 규제 기준(2030년 37.5% 감축)에 맞춰 수립한 수출 차종과 생산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EU에 총 36만927대를 수출했는데 이는 전 세계 수출 비중에서 19.1% 수준이다. EU는 미국 다음으로 한국 자동차가 많이 수출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이 같은 탄소배출 규제 강화는 예견된 수순인데다 이미 업체별로 전동화 전략을 세워 추진 중인 만큼 전동화 전략에 더욱 힘을 실는 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순수 전기차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E-GMP는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 구조로 설계돼 1회 충전으로 500㎞ 이상(국내기준) 주행할 수 있으며,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 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에는 연간 56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2040년에는 글로벌 전기차시장 점유율 8~10%를 달성을 목표로 한다. 기아도 2030년 연간 88만대 이상의 전기차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XM3 수출에 사활을 건 르노삼성차는 유럽의 탄소 배출 규제를 고려해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함께 수출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XM3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내연기관 판매 금지는 자동차 제작사들의 다양한 탄소저감 기술 활용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조치"라며 "'내연기관차는 공해차'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술 중립성과 개방성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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