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초부터 공연을 통해 성장해온 데이식스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때문에 1년 넘게 관객을 만나지 못했다. 올해 초 ‘디 아케인 살롱’(The Arcane Salon)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음악 파티를 열긴 했지만, 목마름은 여전했다. 영케이는 “콘서트는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많은 것들 가운데 하나”라면서 “비대면 공연이라서 현장감을 살릴 방법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원필은 “어두운 밤에서 새벽을 지나 새로운 아침이 오는 것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곡들로 공연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잔잔한 분위기로 시작된 공연은 시간이 흐를수록 뜨겁게 달아올랐다. 데이식스 이븐 오브 데이는 ‘우린’, ‘파도가 끝나는 날까지’ 등 유닛곡은 물론,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커버했던 가수 폴킴의 ‘있잖아’, 웹예능 ‘비밀:리에’에서 선보였던 ‘사랑, 이게 맞나봐’ 등을 두루 들려줬다. 미니 2집에 실린 ‘역대급’을 부를 때부터 공연장엔 열기가 돌았다. 관객들은 채팅창에 응원 구호와 ‘떼창’을 쏟아냈다. 분위기는 식을 줄 몰랐다. 건반을 치는 원필의 손가락이 빨라지고, 드럼을 두드리는 도운의 팔에 힘이 들어가면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시작됐다. 베이스 기타 줄을 퉁기던 영케이는 느낌에 취한 듯 미간을 찌푸리다가도 도운과 눈을 맞추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도운의 드럼이 밑그림을 그리면 원필의 피아노가 다채롭게 색칠했다. 영케이는 베이스와 전자기타를 오가며 노래를 뒤받치기도, 이끌어 나가기도 했다. 원필은 “(코로나19 이전)투어할 때가 생각난다”며 감회에 젖었다. 그는 “팬들 덕에 버틸 수 있었다”며 “오래오래 활동할 테니, 우리의 추억에 여러분이 늘 함께였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원케이도 “언제나 변치 않고 우리와 함께 걸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마지막 곡 ‘싱 미’(Sing Me)는 “함께 버티자”(도운)는 멤버들의 각오가 녹아 든 노래였다. 멤버들은 힘차게 연주하고 노래했다. 공연이 막을 내린 뒤에도, 공연장에서 맡았던 후끈한 땀내가 코끝을 간질이는 듯한 착각이 한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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