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 ‘국산 코로나백신’ 최초 임상 3상 승인

SK바이오 ‘국산 코로나백신’ 최초 임상 3상 승인

완치자 혈청 대비 5~8배 중화항체 유도… 글로벌 협력 지속

기사승인 2021-08-10 10:39:50
택배운수업 종사자, 환경미화원 등 대민 접촉이 많은 직군이 2주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3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마포구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쿠키뉴스DB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는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1/2상 중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최종 승인받았다. 

국내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3상 시험계획이 식약처로부터 승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최종 임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디자인연구소(Institute for Protein Design, IPD)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GlaxoSmithKline(GSK)의 펜데믹 면역증강제(Adjuvant) 기술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1/2상 stage1 분석 결과에서 긍정적인 면역반응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고려대 구로병원 등에서 건강한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GBP510을 투여하는 임상1/2상 stage1을 진행한 결과, 면역증강제를 함께 투여한 투약군 전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돼 중화항체 형성률 100%를 보였다.

중화항체 유도 수준도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청 패널보다 5배에서 최대 8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국립바이오의약품표준화연구소(NIBSC)가 확립한 국제 표준물질과 평가법을 통해 측정한 수치로 완치자의 혈청은 중화항체 형성률이 가장 낮은 수준부터 가장 높은 수준까지를 모두 포함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GBP510 투약과 관련성이 있는 중대한 이상반응은 발생하지 않아 내약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고령자까지 포함된 stage2 참여자 247명에 대해서도 6월 말 2차 투약을 마치고 안전성을 추적 관찰 중으로 현재까지 특별한 안전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글로벌 협력 통한 GBP510 임상 3상 진행

GBP510은 글로벌 협력체의 지원 아래 임상 3상에 진입하게 된다. GBP510의 개발 비용은 국제민간기구인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지원한다. GBP510의 초기 개발 단계부터 함께 해온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CEPI는 최대 총 2억1370만 US달러(한화 약 245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왔다. 이 중 약 1억7300만 US달러(1983억원)가 임상3상 등의 연구개발비로 활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3상과 인허가, 연간 수억 회분 생산 규모의 상업 공정 개발 및 관련 원자재 도입, 변이주에 대비한 추가 연구 등에 연구개발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세계적 항원디자인 연구소인 미국 워싱턴대학 IPD는 GBP510의 면역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GBP510의 ‘수용체 결합 단백질’(RBD)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과 IPD의 ‘자체 결합 나노입자’(Self Assembly Nanoparticle) 디자인 기술이 적용됐다. 안정적으로 구조화된 RBD 나노입자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중화항체를 유도하고 바이러스 증식을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GBP510의 백신 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 GSK도 협력키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단독 투여 시 보다 백신의 잠재적인 면역반응을 향상시키도록 설계된 GSK의 팬데믹 면역증강제 기술을 결합, GBP510의 임상3상을 진행하게 된다. GSK의 팬데믹 면역증강제 기술은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을 광범위하게 자극함으로써 뚜렷하고 지속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GBP510의 글로벌 임상 3상 진행에는 국제백신연구소 IVI(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가 함께 한다. IVI는 유럽, 동남아 등에서 GBP510의 다국가 임상3상을 수행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를 바탕으로 WHO PQ(Pre-qualification, 사전적격성평가) 인증과 각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획득 준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VI가 이미 세계 여러 국가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코로나19 백신의 개발을 함께 하고 있는 만큼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임상 진행과 허가의 속도가 보다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려대 구로병원 등 14개 임상기관이 GBP510 임상3상을 수행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14개 임상기관은 비교임상 방식으로 GBP510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다.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임상 3상에 대한 행정적·제도적 절차를 지원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IVI는 최근 다국가 임상 3상 공동분석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3개 기관은 정확한 결과를 신속히 도출하기 위해 임상 3상 시험 검체의 중화항체 분석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전세계 백신 접근성 기여… 백신 주권 확보 전망

GBP510은 CEPI가 지난해 차별화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지원하고자 가동한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 ‘Wave2’의 최초 대상으로 선정됐다. 상용화되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수억회 접종 물량이 저개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GBP510에 적용된 합성항원 백신 플랫폼은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할 수 있다. 기존 백신 물류망을 활용해 유통할 수 있고, 장기보관도 가능해 저개발국에서도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수급 상황도 개선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이 국산 백신인만큼, 자체적으로 생산 및 공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BP510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공장인 안동 L하우스를 통해 연간 수억회 물량의 대규모 상업 생산을 진행할 수 있다. L하우스의 코로나19 백신 제조 시설은 올 초 유럽 EU-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를 획득했다.

GBP510에 적용된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변이 바이러스에 신속히 대처할 역량을 갖추게 됐다는 점도 강조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GBP510 개발 기술로 변이주 항원을 활용한 임상시험도 연내 진행할 예정이다. GBP510 개발이 완료되면, 백신 플랫폼으로 확보해 어떤 변이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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