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검 “CCTV 조작, 증거 없다” 불기소 결론…유가족 반발 

세월호 특검 “CCTV 조작, 증거 없다” 불기소 결론…유가족 반발 

기사승인 2021-08-10 17:30:49
이현주 특별검사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세월호 참사 당일 CCTV 조작 의혹 등이 3개월여의 수사 끝에 증거·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다. 

세월호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해 온 이현주 특별검사(특검)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은 CCTV 조작 의혹과 선내 블랙박스인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바꿔치기 의혹, DVR 관련 청와대 등 정부 대응 적정성 등에 대해 “뒷받침할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며 공소 제기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법원에 제출된 세월호 CCTV 복원 데이터에서 ‘덮어쓰기’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4년 4월10일부터 16일까지의 영상 파일에서 주변부와 동일한 내용의 섹터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는 영상 데이터가 복사된 후 덮어쓰기 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전해졌다. 이후 CCTV 복원 데이터에서 예능프로그램과 ‘강남스타일’ 등의 노래 파일도 발견됐다. 누군가 CCTV 데이터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해당 의혹에 대해 “조작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의혹 해소 차원에서 조작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했다”며 “검증 결과, 사참위가 지목한 특이 현상은 실제 CCTV 장면을 숨기거나 조작할 정도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복원 촉탁인이 CCTV 데이터를 개인적으로 작업용 하드에 보관했다. 2016년 하드를 포맷했다”며 “자료 보관 과정에서 노트북에 저장된 MP3 파일, 예능프로그램 편집 영상 등이 섞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DVR 바꿔치기 의혹은 어떨까. 세월호 DVR은 2014년 6월22일 수거됐다. 사참위는 커넥터에 강하게 묶인 DVR이 설치 장소에서 1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수거 과정이 조작됐다고 판단했다. 2014년 6월22일 이전, 진짜 DVR을 수거한 후 ‘가짜’ DVR을 심어뒀다는 의혹도 나왔다. 

특검은 6월22일 발견된 DVR이 원본이라고 봤다. 당시 수색상황을 종합해보면 DVR을 바꿔치기 위해서는 6월22일 이전 누군가 은밀히 세월호 선체 내부로 잠수해야 한다. 시야 확보가 어려운 수중에서 안내데스크를 찾아 DVR을 수거, 아무도 모르게 참사 해역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검은 “DVR 수거 당시 촬영된 수중 영상 및 기록단 영상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했다”며 “해경, 해군, 민간잠수사, 희생자 가족 및 실종자 가족, 영상분석 전문가 등을 조사한 결과 가짜 DVR이 존재한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DVR 관련 박근혜 청와대와 정부의 대응에서도 범죄 혐의는 나오지 않았다. 특검은 “대통령 기록물 및 해군·해경의 통신자료를 포함, 제반 증거를 검토한 결과 DVR 관련 적정성에 대해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공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특검은 “90일 동안의 수사를 오늘로 마무리한다.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부디 이번 수사로 관련 의혹이 해소됐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현주 특별검사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이 이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은 “특검이 모든 자료를 조사한 게 맞느냐”고 수사 결과를 비판했다. ‘예은아빠’ 유경근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저희가 갖고 있는 사진과 영상 자료들이 (특검에) 넘어가지 않았다”며 “진상규명으로 위해서 공부를 해왔던 저조차도 조사하지 않으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부서장인 ‘동수아빠’ 정성욱씨는 DVR 바꿔치기 의혹 관련 ‘증거가 없다’는 사실을 뒷받침할만한 선체 조사 당시 현장 사진이 확보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특검은 지난 5월13일 출범했다. 대통령기록관과 해군, 해경 등 총 10곳을 압수수색했다. 관련자 78명을 조사했다. 169테라바이트(TB) 분량의 디지털 증거와 400시간 상당의 해군·해경 음성 교신 녹취를 살폈다.

세월호참사 관련 정부 차원 진상규명은 지난 2014년부터 총 9차례 진행됐다.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 감사원 조사, 해양안전심판원 조사,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사참위, 세월호 특별수사단(특수단), 세월호 특검 등이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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