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쿠키뉴스와 만난 30대 주부 이모씨는 "지난 11일에 백신 예약을 하기는 했는데 맞으러 가야할지, 미룰지 고민이다"며 "주변에서 백신 접종을 맞고 아무 이상이 없는 사람도 있었지만 건강 상태가 안 좋아진 사람들도 있고, 백신 접종 이후 사망했다는 기사를 보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30대 직장인 임모씨도 백신 접종 예약을 했지만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로 개발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경우 접종 후 드물게 젊은층 일부에서 심근염, 심낭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임씨는 "16일 오후8시부터 접종 예약이 가능했지만 계속 고민을 하다 다음날인 이날 오전 접종 예약을 했다"면서 "(부작용이) 겁이 나긴 하지만 함께 살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 접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어린 두 자녀를 둔 20대 주부 김모씨도 부작용 우려로 백신 접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회필수인력인 김모씨의 배우자도 우선 접종 대상자였으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mRNA 백신 접종 간격이 6주로 연장된 것을 보고 불안해서 예약을 안했다. 다음 순번에 예약해야 할지 고민된다" "개인 위생과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버텨볼 생각" "예약해뒀는데 취소할 지 고민 중이다" "접종 순서가 다가오니 더 겁난다" 등 누리꾼의 의견들이 이어졌다.
최근 백신을 맞은 젊은층의 잇단 사망사고는 이같은 분위기를 부추겼다.
20대 우체국 집배원 A씨는 경기 성남시에서 지난 7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 사흘 만인 10일 숨졌다. 앞서 지난 5일에는 경기 시흥시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30대 여성 B씨가 숨져 질병관리청 등 당국이 인과성 여부 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26일에는 화이자 백신을 맞고 심근염으로 숨진 20대 군인 남성이 접종 인과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 남성은 백신을 접종받은 뒤 동료 군인들에게 가슴 통증과 컨디션 저하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반응 신고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4~15일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의심돼 신고된 사례는 1726건으로 집계됐다. 백신 종류별로는 화이자 1322건, 아스트라제네카(AZ) 315건, 모더나 89건이다.
18~49세 대상 예방접종 사전예약률은 백신 접종에 불안감을 느끼는 젊은층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18~49세 예방접종 사전예약은 지난 9일 오후 8시부터 10부제 방식으로 시작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6일 0시 기준 18~49세 10부제 예방접종 대상자 920만4647명 중 554만3059명이 사전예약을 완료해 예약률 60.2%를 기록했다. 정부의 예상 예약률인 추석 전 7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고령층에서 나타난 80% 예약률보다 낮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막기 위해 청장년층의 적극적인 백신 참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 "예방접종은 코로나19 4차 유행을 이겨내고 델타 바이러스 확산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국민들에 10부제 예약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어 "18~49세 연령층의 예방접종 뒤 이상반응 신고율은 0.71% 수준이고,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근육통과 두통, 어지러움 등이 97.5%로 대부분"이라며 "이상반응에 대한 지나친 우려보다 본인과 주변의 안전을 위해 예약된 일정에 꼭 예방접종을 받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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