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것을 두고 중국이 대만에게 “미국에 국방을 의존하다가는 아프간처럼 될 것”이라고 공세에 나섰다. 이에 대만은 “부패한 아프간과 (대만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17일(현지시각)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사설과 전문가를 인용한 보도에서 “아프간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함락시킨 것은 1975년 베트남전에서 함락되고 미국이 자국민을 긴급히 대피시킨 일을 연상시킨다. 이는 대만에 큰 충격을 줬다”며 “대만의 운명에 대한 모종의 전조인가”라고 대만을 향해 직접적인 공세에 나섰다.
이어 “대만의 입장이 아프간과 다르다는 의견도 있지만, 부인할 수 없는 공통점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아프간에 지원을 보장한 지 한 달도 안 돼 철수가 이뤄졌는데, 대만의 미래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중국의 대만을 향한 공격적인 발언은 최근 대만과 미국이 급격히 밀월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인민해방군(PLA)을 동원, 대만 인근 해역과 공역에서 실전훈련을 진행하며 미국에게 대만을 향한 무기 판매 및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만은 즉각 반발했다. 쑤성창 대만 총리는 이날 공격을 받더라도 "대만은 아프간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을 향해 대만을 점령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지 말라고 간접적으로 경고했다.
호차오퉁 대만 동투르키스탄 협회 회장도 중국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한국과 EU, 주요 7개국(G7) 국가들은 모두 인도태평양 지역 내 국가의 전략적 배치를 인정하며 대만 해협에서의 안정 유지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홈즈 리아오 국방대 강사도 타이페이타임스에 “대만은 아프간이 아니다. 아프간 정부는 극도로 부패한 반면 대만은 안정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다만 대만의 진짜 위험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것이 아닌 “‘위대한 중국에 대한 믿음과 패배주의, 그리고 군 수뇌부의 비전문가주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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