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은 "일본인 남아라"·자위대는 '첫날 빈손'…성난 日여론

탈레반은 "일본인 남아라"·자위대는 '첫날 빈손'…성난 日여론

탈레반 대변인 "자위대는 해산, 일본인 대피 원치 않아"
日누리꾼 "공항까지 자력으로? 대사관은 뭐하나"

기사승인 2021-08-26 15:26:49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C-2수송기가 23일 사이타마(埼玉)현 이루마(入間) 공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사야마 EPA/지지,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사히 빠져나온 한국 정부 조력자 391명이 입국할 예정인 가운데 탈레반은 일본인의 대피가 필요 없다면서 "자위대는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아프간에 도착한 자위대가 첫 날 한 명도 구출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누리꾼들은 정부를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26일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일본의 아프가니스탄 대피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일본의 협력을 호소하면서도 "하지만 자위대는 해산해 달라"고 요구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우리는 일본인을 보호한다"며 현지 일본인 등이 대피할 필요가 없음을 강조하면서 "우호적이고 좋은 외교 관계를 갖고 싶다"고 주장했다. 

NHK,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아프간에 남아있는 일본인과 대사관에서 일했던 아프간 직원들의 탈출을 위해 자위대 C2 수송기를 25일 밤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으로 보냈다. 이 매체들은 "대피하려는 사람들이 공항에 도착하지 못해 수송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NHK는 구조 첫 날 공항에 희망자들이 없었던 이유에 대해 "일본 정부가 대피 작업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항까지는 대피 희망자들이 자력으로 이동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공항에 도착하기 어려운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본 민영 TBS 계열 네트워크 JNN 기사 댓글 캡처
온라인에선 일본 정부를 향한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일본 누리꾼은 "(대피 희망자는) 자력으로 공항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일본인은 기본적으로 누군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는다"고 우려하면서 "탈레반의 협력이 없는 지금 자위대는 빈털터리가 됐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일본 대사관 직원들은 자신들만 빨리 도망친건가. 현지에 아직 일본인이 많이 남아있는데 대사관은 작동하지 않는다. 그 탓에 일본인이 공항에 도착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공항까지 이동 수단은 각자 알아서 하는 일이 됐다. 매우 위험하고 불안한 상황" "일본인이 공항까지 도착하는 게 문제" "자위대는 철수시키고 일본인은 두고 가라는 건 인질 외교" "왜 이렇게 일본 정부는 탈레반에 휘둘리나" "인질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철저히 대피해야 한다" "각 내각의 각료들과 자민당 전체 의원을 (아프간에) 두고 갈테니 이들을 사용하라. 반납은 필요하지 않다" 등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 391명을 구출했으며, 수송기 한 대는 이날 오후3시53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비상연락체계를 통해 조력자들에 연락을 하고 버스6대를 동원해 이들이 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왔다. 

미군의 아프간 철군은 이달 31일까지 이뤄진다. 현지 외국인들의 대피도 이때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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