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최저임금이 또 오르네요. 필요한 일이지만, 용돈 벌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세상입니다”
내년 최저임금이 시급 9160원으로 오른다. 올해보다 5.1% 인상된 금액이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급 1만1003원이다. 청년들의 고민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현 정부는 지난 2017년 대선 때부터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내걸었다. 실제 최저임금은 지난 2018년 16.4%, 2019년에는 10.9% 올랐다.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소득주도성장의 주요 정책이다.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늘려주려는 취지다.
현실은 달랐다. 청년들은 저임금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호소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타격이 고용취약층인 이들을 덮쳤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대책없는 최저임금 인상을 우려했다.
취업준비생 이모(24)씨는 “장기적으로 보면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급격하게 오르는 감이 있다. 코로나19 상황과 겹쳐 취업난이 심각해질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독서실에서 일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모(27·여)씨도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김씨는 “알바라고 해서 무조건 최저임금이 오르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취업하기 전까지 용돈 벌이라도 해야 하는데 알바 자리가 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한 20대의 고민은 통계수치에서도 드러났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0~22일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20대(18~29세) 49%는 내년도 최저임금인 시간당 9160원이 ‘적정하다’고 답했다. 다만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우리나라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20대 응답자 57%가 ‘부정적 영향’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 연령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 창출 정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양훈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에게는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한 것”이라며 “일 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마련하는 게 정부의 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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