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 삽입 여부를 두고 예비 후보들과 벌어진 갈등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열리는 경선후보 공정경선서약식에 앞서 이준석 당 대표와 회동을 갖고 이같이 결정을 전달했다.
앞서 선관위가 지난 3일 회의에서 역선택 방지 문항 논의를 진행한 결과 반대와 중재 의견이 6대6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중재 의견은 역선택 방지 문항을 포함한 여론조사와 포함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가중평균을 산출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기됐지만 전면 도입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선관위 결과가 알려진 이후 정홍원 위원장과 국민의힘 일부 대권주자 사이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반대 진영 후보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정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4일에는 홍준표·유승민·하태경·안상수·박찬주 등 5명의 예비후보가 “역선택 방지 문항을 넣지 않기로 한 경준위 원안을 즉시 확정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절대적 중립을 지켜야 할 당 선관위원장이 특정후보 입장을 대변하며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정 위원장은 명분 없는 경선룰 뒤집기 시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후보 등은 ‘역선택이 우려된다’는 핑계를 대지만 정당과 후보를 분리해 선택하는 것은 역선택이 아니라 교차투표”라며 “(대선은) 당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후보를 찍을 한 표가 소중한 선거다. 확장성을 포기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급기야 홍준표·유승민·안상수·하태경 후보가 5일 공정경선 서약식을 보이콧하고, 박찬주 후보는 참석해 행사장에서 항의에 나설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태 수습을 위해 정홍원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정홍원 위원장의 사퇴로 국민의힘 경선은 일정을 맞추기 쉽지 않아졌다. 대선후보 압박 면접 등 경선 일정이 선관위에서 정한대로 이뤄질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해 보인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정 선관위원장 사의를 전달받은 직후 선관위원장 사의와 후보들의 경선일정 보이콧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준석 대표는 “모든 전권을 부여받은 선관위 운영에 다소 불만이 있다고 해 (서약식에) 불참하는 행위에 매우 우려스럽고 매우 유감”이라며 “주자들은 다소 이견이 있더라도 성숙한 방식으로 의사 표현하고 선관위에 대한 기본적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경선서약식에 모든 후보가 못 온 것은 유감이며, 당 대표로서 당내 혼란 속에 존경하는 정홍원 전 총리님이 고생했고 더 큰 성원과 지지를 보내드린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준석 대표는 “어려운 자리 부탁드려 죄송하고 지도부가 지지한다는 말씀도 드린다”며 사퇴를 만류하는 모습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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