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제15회 기산국악제전...국악계 큰 스승 '기산(岐山)'을 노래하다

[기획특집] 제15회 기산국악제전...국악계 큰 스승 '기산(岐山)'을 노래하다

기산 박헌봉 유산·정신 잇는 기산국악당 의미 더해

기사승인 2021-09-06 15:26:20
[산청=쿠키뉴스] 강연만 기자 = 국악예술학교 설립 '창악대강' 출간 등 평생을 국악 부흥을 위해 힘쓴 국악계 큰 스승 故 기산 박헌봉(1906~1977) 선생을 기리는 국악제가 선생의 고향인 산청에서 개최된다. 

올해 15회째를 맞는 기산국악제전은 오는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문체부 장관상이 걸린 전국국악경연대회와 우리소리의 대가들의 공연을 한자리에서 확인 할 수 있는 국악한마당이 진행된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전국국악경연대회는 동영상을 통한 온라인 비대면 심사 방식으로 진행한다. 


국악제전 이튿날 저녁, 단성면 남사예담촌 기산국악당에서 진행되는 국악한마당에서는 제11회 박헌봉 국악상 시상식과 국악한마당 '기산을 노래하다'가 열릴 예정이다. 

중앙국악관현악단의 작곡·지휘자이자 조계종 불교음악원장인 박범훈과 장사익, 김성녀, 김덕수 등 우리 소리의 대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국악의 진수를 확인 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기산 박헌봉 선생이 남긴 유산과 정신을 본받아 '국악 르네상스'를 꿈꾸는 산청군과 기산국악제전위원회, 그 정수가 담긴 기산국악제전의 이모저모를 확인해 보자

▲국악 꿈나무부터 성인까지 기량 뽐내는 전국국악경연대회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기산국악제전도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온라인 비대면 방식을 병행해 진행된다. 

우선 기산국악제 주제행사 중 하나인 '기산전국국악경연대회'는 예선과 본선을 비롯해 결선 경연까지 모든 경연절차가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된다.  

기산국악제전위원회는 원활한 온라인 심사 진행을 위해 지난 8월초부터 경연 동영상 파일을 제출받아 심사를 진행했다. 

기산 선생의 국악정신과 뜻을 이어나갈 젊은 국악인을 양성·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국악경연대회에는 300여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참여하게 되며 기악, 성악, 타악, 무용 4개 종목에 초·중등부와 고등부, 대학, 일반부 등 부문으로 개최된다. 

일반부 종합대상 수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이 수여되며 학생부 종합대상 수상자에게는 교육부 장관상이 주어진다. 별도의 시상식은 진행하지 않고 경연 결과에 따른 상장을 우편발송하는 것으로 시상을 대신할 예정이다. 


▲제11회 박헌봉 국악상에 유영대 국악방송 사장 선정

산청군과 기산국악제전위원회는 매년 기산국악제 기간에 맞춰 박헌봉 국악상을 시상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돼 올해 11회째를 맞는 올해 기산 박헌봉 국악상에는 유영대 재단법인 국악방송 사장이 선정됐다. 군과 제전위는 기산국악제 이튿날인 12일 오후 7시 기산국악당에서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유 사장은 고려대학교 교수를 역임하면서 문학과 국악, 민속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성과를 제출했다. 

또한 고려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판소리학회 학회장,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을 두루 거치면서 우리 민족예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대중화하는데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일찌감치 기산 박헌봉 선생의 생애와 업적에 주목해 관련 연구를 진행해 지난 2008년에는 '창악대강'의 교감을 담당하고 2020년에는 '기산 박헌봉 총서' 발간을 총괄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군과 제전위원회는 국악운동의 선구자이자 대한민국 국악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국악계 큰 스승 기산 박헌봉 선생을 기리는 한편 전통문화 계승·발전에 앞장서 온 국악인들의 업적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이 상을 마련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우리소리 대가들의 공연 한자리서 만난다 국악한마당

박헌봉 국악상 시상식 직후부터는 우리소리의 대가들이 참여하는 국악한마당 '기산을 노래하다'가 이어질 예정이다. 

초가을을 맞이하는 9월 중순 기산국악당을 국악의 향연으로 안내할 이번 공연에는 중앙국악관현악단(작곡·지휘 박범훈 조계종 불교음악원장)과 소리꾼 장사익, 국악인이자 마당놀이 대모 김성녀와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가 무대에 오른다.

식전 공연인 '태평고를 울려라'를 시작으로 김성녀 국악인의 '기산찬가(초연)'와 '누구의 것이랄 것도 없는(작시 박목월)' 공연이 이어진다. 이어 중앙대학교 국악교육원 교수 박혜리나의 가야금 협주곡 '경토리' 무대도 진행된다. 

다음 무대는 사물놀이 창시자 김덕수 사물놀이팀이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신모듬'을 선보인다. 뒤이어 장사익이 '기산처럼 살라하네요(작사 김홍신)'과 '티끌 같은 세상 이슬 같은 세상'을 노래한다. 

마지막 무대는 모든 출연진이 함께 무대에 올라 '산청 아리랑'과 박헌봉 선생이 작사한 '국악의 노래'를 부르며 막을 내릴 예정이다. 


▲기산 박헌봉 선생 업적 기리기 위해 지은 기산국악당 의미 더해

산청군은 오래전부터 국악 부흥을 위한 사전작업을 해 왔다. 그 중심에 기산국악당이 있다. 군은 지난 2013년 기산 선생 정신을 기리고 그 뜻을 이어가고자 남사예담촌에 기산국악당을 건립했다. 

기산국악당은 개관 당시 기산관, 기념관, 교육관 등 전통한옥 양식으로 지은 건물과 옥외공연장을 갖추고 개관했다. 

지난 2019년부터는 토요 상설 국악공연-해설이 있는 기산이야기 치유악 힐링 콘서트를 진행해 매주 토요일 국악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상설 국악 콘서트에는 젊고 재능있는 신예 국악인을 비롯해 명인과 명무, 명창들의 무게감 있는 국악공연도 함께 열려 신명을 더하고 있다. 

지난 2020년 가을에는 코로나19 극복과 태평성대,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태평고'가 기산국악당에 제작·설치됐다. 

'태평고'라는 이름은 기산 선생이 남긴 '창악대강' 가운데 '지리산가'에 나오는 "사월의 북바위는 태평고를 울리느냐"라는 대목에서 이름을 따왔다. 


기산국악제전위원회에 따르면 태평고는 울림판 지름 2m, 울림통 지름 3m, 무게는 500㎏에 달한다. 제전위는 우리나라 최초로 북통을 줄로 엮어 오랫동안 대북소리를 보존할 수 있는 기법을 창안해 설계했다. 특히 줄로 엮은 대북 가운데 가장 큰 북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기산 박헌봉 선생이 평생에 걸쳐 집필한 창악대강 초판과 동판 등 관련 유품 20여점이 선생의 고향인 단성면 기산국악당으로 돌아왔다. 

창악대강은 창악의 기원과 유래, 음조, 발성을 비롯해 오음과 십이율, 근세국악의 발자취 등 창악의 이론이 모두 담겨 '국악대사전'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춘향가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등 판소리 다섯마당의 가사를 집대성해 국악사적 가치가 높다. 

선생은 유명을 달리 하기 10여년 전인 지난 1966년 이 책의 집필을 완성하고 67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학자로서의 사명도 있었겠으나 그 동안 구술로만 전해지던 판소리와 민속악을 비롯해 우리 소리의 학술적 가치를, 후배들에게 체계적이고 올바르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으리라 짐작된다.

산청군과 기산국악제전위원회가 올해 15회째 개최하고 있는 기산국악제전은 앞서 서술한 것처럼 기산국악당을 중심으로 기산 박헌봉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는 한편 국악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다. 

kk77@kukinews.com
강연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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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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