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한샘 경영권을 인수하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아이엠엠프라이빗쿼티(PE)의 단일 전략적 투자자로 결정됐다. 롯데쇼핑은 2995억원을 출자해 한샘의 지분 약 5%를 확보하게 된다. 당장 지분율이 높지 않지만, 향후 PE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롯데쇼핑이 우선매수권을 보유해 한샘의 경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백화점 3사 모두 리빙 시장에 발을 내딛게 됐다. 가장 먼저 진출한 곳은 현대백화점그룹이었다. 2012년 500억원을 투자해 리바트를 인수했다. 2018년에는 한화L&C도 인수해 각각 현대리바트와 현대L&C로 운영 중이다. 본업과의 시너지가 본격화하면서 인수 당시 5049원이었던 현대리바트의 매출은 지난해 1조3846억원까지 성장했다.
신세계그룹도 2018년 까사미아(현 신세계까사)를 계열사로 편입했고, 인수 3년 만에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신세계는 신세계까사를 통해 가구 제조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신세계인터내셔날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와 이마트의 '라이프컨테이너' 등과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기대 중이다. 최근에는 제품 고급화 등 프리미엄 전략에도 힘을 주고 있다.
백화점 업계가 리빙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세 때문이다. 리빙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하며 업계의 핵심 콘텐츠로 떠올랐다. 관련 수요가 늘며 리모델링 등 관련 시장 규모가 올해 5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리모델링 시장은 41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다.
백화점과 시너지가 큰 분야라는 것도 기대를 높인다. 제품을 직접 보고 사는 경향이 큰 까닭에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갖춘 백화점과의 만남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백화점 입장에서도 상품·콘텐츠·집객 등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상호 보완이 가능한 셈이다.
롯데쇼핑도 한샘을 통해 신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에서 한샘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1970년 부엌 가구로 시장해 진출해 창호와 마루 등 건자재 부문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 왔다. 한샘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온라인 플랫폼인 한샘몰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롯데백화점은 이미 한샘과 손잡고 전국 점포에 '한샘디자인파크', '한샘리하우스' 등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동부산 관광단지 오시리아 테크에 리빙 전문관인 '메종 동부산'을 열기도 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최근 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한샘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며 “온·오프라인에서의 협업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매장 공간 구성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이마트, 건설 등과의 협업으로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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