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의 과거 성희롱·성차별적 발언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해당 논란을 사소한 일로 치부하는 그의 태도를 향한 비판도 제기됐다.
한 언론 매체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 김모씨는 지난 13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홍 후보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최근 홍 후보는 대선 예비후보 면접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제250조를 위반했다는 내용이다.
김씨는 고발장에 “(홍 후보는) 류여해 전 최고위원에게 ‘주막집 주모’, ‘성희롱할 대상도 되지 않는 사람’이라고 발언했다가 손해배상금 600만 원을 주고서도 반성하지 않았다”며 “공개 자리에서 허위발언을 하는 사람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단은 지난 9일 ‘국민 시그널 면접’이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을 상대로 진행된 해당 면접에서 홍 후보는 면접관들에게 과거 행적에 대한 추궁을 당했다. 이화여대생 비하 논란, 돼지 발정제 발언 등이다.
홍 후보는 이 과정에서 류 전 최고위원을 ‘주막집 주모’라 비유한 데 대해 “근거 없는 낭설이다. 그분을 그렇게 지칭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그의 해명이 설득력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 후보가 지난해 4월 ‘주막집 주모’ 등 일부 발언으로 인해 600만 원의 배상 책임을 확정받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8년 류 전 최고위원은 홍 후보가 자신에게 모욕을 주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류 전 최고위원은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법을 공부하셨던 분이 성희롱이 뭔지도 모른다”며 “본인의 근본 생각 속에 여성비하가 심한 사람이다”라고 홍 후보를 비판한 바 있다.
결국 홍 후보의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의 그릇된 여성관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홍 후보는 과거에도 성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17년 부인 이순삼 씨의 고향인 전북 부안 줄포를 찾아 “촌년이 출세했다. 줄포 촌년이 정말 출세했다”고 발언했다.
이화여자대학교 비하 논란도 있다. 그는 지난 2011년 대학생 간담회에서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이화여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같잖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금품수수 여부를 물은 여기자에게 “너 그러다 진짜 맞는 수가 있다”고도 말했다.
‘성폭행 모의’ 의혹이 일었던 돼지 발정제 사건도 구설수에 휩싸였다. 지난 2005년 출간된 홍 후보의 자서전에는 대학교 1학년 시절 친구가 하숙집 친구의 부탁으로 다른 친구들과 돼지흥분제를 구해줬던 이야기가 나온다. 친구가 짝사랑하는 여성에게 돼지흥분제를 탄 맥주를 마시게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더 큰 문제는 홍 후보의 태도다. 그는 지난 9일 대선주자 국민 시그널 면접에서 과거 성희롱 발언을 두고 “그게 성희롱이냐. 막말이라고 하면 수용할 수 있는데 성적 희롱은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돼지발정제 논란도 반박했다. 그는 “50여 년 전 대학교 1학년 때 하숙집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는 제가 한 것도 아니고 공모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홍 후보의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커졌다. 이재명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은 지난 10일 홍 후보를 겨냥해 “성폭행 자백범이 할 말은 아니지 않나”라고 날을 세웠다. 홍 후보가 책에서 소개한 돼지 발정제 사건이 성폭행 모의를 자백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류혜주 유승민 캠프 대변인 역시 지난 10일 논평을 통해 “2017년 대선 경선 때 ‘젠더가 뭐에요’라고 했던 홍 후보는 2021년에도 여전했다”며 “국민면접에서 홍 후보는 과거 성희롱성 발언을 지적하는 면접관의 질문에 당당히 성희롱이 아니라고 답했다. 4년간 전혀 바뀌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후보는 자신의 지난 실언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사과하는 것이 ‘홍준표 막말 신기원’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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