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한국은행이 향후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할 경우 전체 가계 이자가 5조8000억원 증가할 것이라는 추정치를 발표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같은 이자 부담은 국내 경제가 감내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대출잔액 및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활용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규모 증가폭을 시산한 결과 기준금리를 0.25%p, 0.5%p 올릴 경우 이자가 지난해 말 대비 각각 2조900억원, 5조8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바 있다. 당시 이주열 금통위원장은 연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오는 10월 혹은 11월 경에 개최되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대출자 1인당 이자 부담 규모는 0.25%p 인상 시 2020년 271만원에서 286만원으로 상승하고, 0.50%p 인상 시에는 301만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별로는 기준금리가 0.5%p 인상될 경우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자는 1인당 이자부담이 381만원에서 424만원으로, 취약차주는 320만원에서 373만원으로 고소득자보다 이자부담이 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고소득자는 1인당 대출규모가 상대적으로 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증가 효과도 크게 나타났다”며 “취약차주는 변동금리대출 비중(76.0%)이 비취약차주(71.4%) 보다 높은 데다 차주 신용위험을 반영한 가산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대출금리의 큰 폭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p, 0.5%p 오를 경우 자영업자의 이자부담은 각각 1조5000원, 2조9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자영업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37.8%에서 각각 38.3% 및 38.7%로 상승하는 데 그치는 등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기업의 경우 각각 2조1000억원, 4조3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거시경제 및 금융불균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경우 가계, 기업 및 금융부문의 안정성이 유지될 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금융불균형 완화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다만 일부 취약부문의 경우 금리상승과 더불어 각종 금융지원조치 종료로 부실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선별적 정책대응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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