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대출 절반은 고신용자…부동산 투기↑ 서민 돈줄은 ‘꽁꽁’

상호금융 대출 절반은 고신용자…부동산 투기↑ 서민 돈줄은 ‘꽁꽁’

지난 2018년 18.7%서 껑충...DSR 등 규제 느슨해 투기 우회경로로
민형배 의원 “투기는 막고 서민들의 자금수요는 충족할 수 있는 대책 마련 필요”

기사승인 2021-09-27 14:55:30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형배 의원실 제공

[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신용 1~2등급인 ‘최우량’ 차주들의 상호금융권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이 부동산 투기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정무위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상호금융의 올 상반기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은 37조 7165억원이다. 이 중 절반 가까운 17조 5499억(46.53%)이 신용등급 1~2등급자에 대한 대출이었다.

연도별 1~2등급 대출자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에는 18.71%에 그쳤지만 2019년 21.41%, 지난해 26.75%까지 불어난 후, 올해는 46.53%까지 대폭 증가했다.

문제는 이처럼 고신용자 대출을 상호금융이 늘리기 시작하면,  상호금융의 높은 금리로라도 제도권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었던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밖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량등급 대출금액이 늘어나는 동안 7등급 이하 대출금액이 신규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8년 18.58%에서 2019년 16.72%, 2020년 13.78%, 올해 상반기엔 10.51%까지 하락했다. 

상호금융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비율이 150%로 은행(40%)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DSR 규제 150% 역시 개별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닌 평균 목표치다. 특정 차주에게는 DSR 200%를, 다른 차주에게는 100%를 적용해 평균 150%만 맞추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고소득자가 은행에서 받지 못하는 대출 수요를 충당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 의원은 최우량등급 고객들이 상호금융으로까지 몰려오는 이유를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과 투자 움직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비은행권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호금융의 올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은 10조원에 육박했고, 기업 주택담보대출 역시 23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전체 기업대출 중에는 98%가 부동산 관련 대출이었다.

민 의원은 “은행권 대출 규제로 고신용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밀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고소득자의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는 대출규제 목표달성이 실패하고 오히려 제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계층이 자금을 조달할 곳이 사라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부동산 투기를 막으면서 서민들의 자금수요는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세심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