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창사 42년 만에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임금 24개월 치에 위로금 3000만원, 자녀 학자금 최대 3200만원, 재취업 교육 기회 제공 등이 조건이다.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직원 4700여 명 중 약 43%에 해당하는 근속 20년 이상 직원들이 퇴직 대상으로 올랐다.
롯데백화점이 희망퇴직을 접수하는 것은 1979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백화점 측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한 효율적 인력 구조를 재건하는 차원”이라며 “지난해부터 내부적으로 노력해왔으나 현재의 구조로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두고 롯데그룹이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국내에서 다점포 전략을 통해 90년대 ‘백화점 시대’를 이끈 곳이다. 하지만 이후 온라인 커머스들이 세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명품 브랜드 입점을 중심으로 고급화 리뉴얼 나서는데 집중했지만, 롯데백화점은 상대적으로 대응이 늦다는 평가가 나왔다.
희망퇴직을 통해 낡은 틀을 버리고 내부 혁신에 나서겠다는 것이 롯데의 복안이다.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춰 젊은 인재를 수혈해 체질 개선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채용연계형 인턴 등을 통해 신규 인력을 선발 중이다. 상반기 인턴 50여명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를 선발해 100여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체질 개선 바람은 신세계 그룹 이마트에서도 불고 있다. 올해 말까지 오프라인 전문점 사업을 대거 재정비할 계획이다. 일렉트로마트(가전), 몰리스(반려동물용품), 토이킹덤(장난감), PK마켓(고급 식료품) 등이 대상이다. 사업성과 수익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전문점 또는 점포는 과감히 정리하고 잘되고 있는 사업은 몸집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2019년 전부터 전문점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2019년에는 잡화점 ‘삐에로쇼핑’의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고, 헬스앤뷰티 스토어 ‘부츠’도 부실점포가 증가해 철수했다. 지난해에는 가정간편식 ‘피코크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PK피코크’ 매장의 영업도 종료했다.
반면 온라인에는 더욱 힘을 실어 왔다. 이마트는 지난 6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4404억여원에 인수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월에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이마트 본사 건물까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가격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된다. 확보한 자금은 이베이코리아, 등 지난 인수합병 마무리를 위한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다음 달 조직 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임원 인사 역시 다음 달 중이나 11월 초로 당겨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문점 사업 축소 등으로 내부 체질 개선이 진행되면 이에 따른 인사 개편 가능성이 높다”라며 “무게 중심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기려는 작업은 더욱 빨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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