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알 켈리, 미성년자 성착취 유죄 평결

추락한 알 켈리, 미성년자 성착취 유죄 평결

기사승인 2021-09-28 15:36:51
미국 가수 알 켈리.   알 켈리 SNS 캡처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 등 여러 히트곡을 가진 미국 유명 가수 알 켈리(R. Kelly)가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28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브루클린 연방 법원 배심원단은 이틀간 숙고한 끝에 켈리에게 제기된 성매매·공갈 등 9건 혐의 모두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켈리는 유명인 지위를 이용해 20년 넘게 미성년자를 포함한 11명을 신체적·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재판은 지난 8월 시작해 약 5주간 이어졌다. 피해자를 포함한 증인 50여명이 출석했다. 피해자들은 켈리가 미성년자인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구타했고, 감금 상태로 성폭력을 당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피해자 가운데는 2001년 사망한 가수 알리야도 포함됐다. 켈리는 1994년 당시 15세였던 알리야와 결혼하기 위해 정부 직원에게 금품을 줘 신분등을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켈리가 여성을 만나도록 돕고 피해자에게 지시를 따르도록 한 매니저를 포함한 주변인들도 범행에 조력한 혐의로 기소했다.

피해자 3명을 대리한 변호인은 “47년간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본 성범죄자 중 켈리가 최악이었다”며 “그는 유명인사라는 권력을 이용해 취약한 미성년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고립시키고, 통제하고,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팬들을 착취하려는 다른 유명인사들에게 이번 평결이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켈리 변호인은 유죄 평결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항소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판결은 내년 5월4일 내려진다. 로이터는 “켈리는 최소 징역 10년형, 최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도 켈리가 앞으로 수십 년간 교도소에 갇힐 것으로 전망했다.

켈리는 2008년에도 아동 포르노 촬영 혐의로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다 켈리가 저지른 아동 성범죄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알 켈리로부터 살아남기’(Surviving R.Kelly)가 2019년 1월 라이프타임 채널에서 방영되자 성폭력 피해 고발이 이어졌다.

이후 음반사는 켈리와 계약을 해지했다. SNS에서는 켈리의 음악을 보이콧하자는 해시태그 ‘뮤트 알 켈리’(#MuteRKelly) 운동이 퍼져 나갔다.

켈리는 이 사건 외에도 일리노이주 북부 지역과 미네소타주 등에서 아동포르노 및 미성년자 성매매 관련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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