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28일 MBC 주관 4차 TV토론에서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칼날 검증을 이어갔다. 특히 ‘2강 체제’를 달리는 윤석열·홍준표 후보 간 가시 돋친 설전이 벌어졌다.
홍 후보는 첫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윤 후보의 대북정책을 혹평했다. 그는 “재래식 군사력 지수로 북핵이 포함돼 기습 속도전으로 나올 경우, 남이 840, 북이 1702가 된다”며 “그래서 나토식 핵공유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윤 후보의 핵공유 반대 입장을 직격했다.
이어 “대북 정책이 우리 당의 성격과 전혀 다르다. 문재인 정권 2기, 심지어 대북정책 관련해선 ‘문석열’이란 말도 SNS에 떠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홍 후보가 만든 것 아닌가”라며 맞받아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윤 후보도 역공을 시도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후보들이 홍 후보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것을 고리로 삼았다. 윤 후보는 “당 최고의 중진인데 2018년 지방선거 때 우리 당 단체장 후보들이 지원 유세를 거부하는 사건이 있었다”며 “지방선거에 나온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에 홍 후보는 “당시 남북 정상회담을 전 위장 평화회담이라고 했는데 당시 국민의 80%가 (저를) 비판했다. 당내 대부분의 의원도 비판했다”며 “그걸 악담했다, 막말했다고 해 지원 유세를 못 나갔다. 하지만 1년 뒤 그게 위장 평화회담이라는 게 다 밝혀지지 않았는가”라고 맞받아쳤다.
윤 후보는 “이후 단체장 후보들은 홍 후보에게 ‘역시 홍준표가 맞았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는가”라고 물었고, 홍 후보는 “그럼 거꾸로 물어보겠다. 그때 윤 후보는 뭘 했는가. 내가 바른말 하고 곤경에 처했을 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고 응수했다.
야권 선두를 달리는 ‘윤·홍’을 향한 집중 견제도 이어졌다. 6명의 추격자는 일제히 징병제, 전술핵 재배치 등을 현안을 놓고 공세를 펼쳤다.
유승민 후보는 윤 후보의 ‘핵공유·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파고들었다. 그는 “윤 후보 이름으로 된 공약 발표 때 ‘국민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 전술핵 재배치와 핵공유를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했는데, 다음날 중국 미국이 비판하니까 27일 대변인들이 ‘윤 후보는 핵공유 전술핵 재배치 분명히 반대한다’고 했다. 불과 5일 사이”라며 “어떤 게 진짜 입장이냐”라고 추궁했다.
윤 후보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공약을 똑바로 안 읽어보신 모양”이라고 쏘아붙인 뒤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는 북한에도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해준 꼴이 되고, 대북제재 결의를 다 무효·무력화 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확장억제가 도저히 안 될 때 미국과 상의해서 마지막으로 이걸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홍 후보를 향한 공격도 이어졌다. 유 후보는 홍 후보를 겨냥해 “울산 방문 중에 신고리원전을 북한 핵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아이언돔(미사일 요격 무기체계)을 하겠다고 했다”며 “아이언돔은 북한 장사정포나 방사포로부터 수도권을 방어하는 것이다. 원전을 지키는 데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원전은 핵무기로 파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병제 공약을 둘러싼 공방도 펼쳐졌다. 하 후보는 주도권 토론과정에서 홍 후보의 ‘임기 내 모병제 전환’ 공약을 두고 “구체적인 병력 감축 계획도 안 잡았다. 나라 말아먹겠다. 완전히 구라 공약”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홍 후보는 “시비를 걸라고 나온 거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후보들은 여성 징병제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 후보는 유 후보와 홍 후보에게 여성 징병제에 대한 입장을 차례로 물었고, 유 후보는 “공정과 정의의 문제다. 검토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한 반면 홍 후보는 “반대한다”며 “우리나라는 쭉 전통적으로 그렇게 해왔던 것이고, 여성이 필요하면 지원병제로 보충하면 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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