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서울, 용인, 대구에 있는 4개의 이병철 동상과 흉상, 서울과 울산, 서산에 있는 7개의 정주영 흉상, 광양과 포항에 있는 3개의 박태준 동상과 조각상을 통해 삼성 이병철, 현대 정주영, 포스코 박태준 창업주의 일대기와 그들이 남긴 유산을 추적했다.
1967년 정주영은 현대자동차, 1968년 박태준은 포스코, 이병철은 1969년 삼성전자를 만들었다. 50년 전 이들은 현재 세계적인 혁신 기업가로 불리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를 능가하는 창업주였다. 이들은 다른 기업을 인수하기보다는 창업했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세 사람이 선두에 서면서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1962년 세계적 공업단지가 된 울산공업단지 밑그림을 그린 건 이병철이었고, 한국을 세계의 무대에 알린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의 주인공은 현대의 정주영이었다. 1997~8년 IMF외환위기 때 일본 최고위층을 움직여 위기를 벗어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박태준이다.
이들은 당시 강고했던 사농공상(士農工商) 신분 질서에도 맞섰다. 자신이 가진 것을 사회와 나눌 줄 알았기에 남들과 달랐다. 일제 식민 지배와 전쟁을 겪은 세 사람은 항상 나라를 생각했다. 이병철은 사업보국(事業報國), 박태준은 제철보국(製鐵報國), 정주영은 애국심을 강조했다.
이병철은 삼성문화재단을 만들어 미술관을 짓고 장학금을 지급했고 성균관대를 인수해 오늘날 수원캠퍼스의 토대를 닦았다. 정주영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을 만들어 서울아산병원 등 8개 병원을 짓고 울산대 등 8개 학교를 설립해 후세 교육에 힘썼다. 박태준은 포스코 주식을 한 주도 가져가지 않았고 자신의 이름으로 된 부동산도 남기지 않았다. 박태준은 포항공대 등 학교 14개(2개교가 통합돼 현재 13개)를 설립했다.
저자는 책을 통해 50년 전 이병철, 정주영, 박태준 세 사람이 기업을 일군 과정과 그들이 보여준 애국심을 기억하고, 우리 사회가 경제인들의 역할을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이병철은 1987년, 정주영은 2001년, 박태준은 2011년 각각 숨져 올해는 이병철 34주기, 정주영 20주기, 박태준 10주기다.
저자는 이들이 태어나고 숨진 순서대로 책을 쓰고 마지막 장에서 그들이 추구한 가치, 그리고 세 사람 간 얽힌 인연을 소개했다. 각 장 첫머리에는 해당 인물을 객관적으로 간추렸고, 동상을 만든 조각가가 어떤 계기로 동상 제작에 참여했는지도 별도로 기술했다. 저자가 직접 찍은 동상과 주변 조형물 사진들은 마음 놓고 거리를 나다닐 수 없는 코로나 시대에 큰 위안을 줄 것이다.
한편 저자 이상도는 강원도 양구 출생으로, 1992년 평화방송에 입사해 노무현·이명박 정부 5년간 청와대 출입기자를 지냈다. 국회·국방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를 출입했다. 정치부장·보도국장·시사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 CP 및 앵커를 역임했으며 현재 선임기자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회 이사·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 이사·한국가톨릭매스컴상 심사위원을 지냈다. 저서로 《군대 가면 손해 보는 7가지》>, 《한국의 선각자를 찾아서》, 논문으로 <로봇저널리즘 등장에 따른 한국 언론의 변화와 발전 방향에 관한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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